2009학년도 서울·경기권 외국어고등학교 입시전형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시험 당일 자신의 실력을 100% 발휘하기 위해서 남은 기간 동안 어떻게 학습전략을 세우느냐가 중요하다. 지난해 외고 입시에서 수석을 차지한 합격생들은 어떤 마무리전략을 세웠을까? 서울외고 이현승(16)양과 명지외고 홍소연(16)양은 유학이나 어학연수 경험 없이 일반전형에서 수석합격 영광을 차지했다.

이현승 양

■서울외고 이현승

이양은 마지막 한 달은 지금까지 공부했던 내용을 얼마나 잘 정리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양은 "남은 기간 동안 새로운 것에 치중하게 되면 그동안 공부했던 내용까지 잊어버릴 수 있다"며 "외고 입시를 위해 많은 것을 공부한 만큼 지금까지 배우고 외웠던 내용만 확실히 알아도 입시에 성공할 것이라고 믿었다"고 설명했다.

언어는 지금까지 풀었던 모든 문제집의 지문을 읽었다. 지문뿐 아니라 문제까지 꼼꼼하게 점검해 각 유형들의 문제가 어떻게 출제됐는지 살폈다. 특히 중학교 1학년 1학기부터 3학년 1학기까지의 교과서 5권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읽었다. 교과서는 따로 공부시간을 내지 않고 쉬는 시간이나, 다른 공부를 하다가 지겨울 때 틈틈이 봤다.

이양은 "어떤 지문과 무슨 유형의 문제가 나올지 몰랐기 때문에 중학교 전 과정의 교과서를 읽었고, 문제집에 나온 모든 지문을 다시 살폈다"며 "어떤 지문이 주어질 때 '한 번 본적 있는 내용'이 아니라 '무슨 책의 어떤 부분에서 본 내용'이라고 구체적으로 알면 문제를 맞출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영어 역시 그동안 봤던 문제집을 다시 리뷰하는 방식으로 공부했다. 영어는 다른 영역보다 이양에게 자신있는 과목이었다. 해외유학 경험이 전혀 없지만 중학교 2학년때 토익 930점을 받았을 정도다. 어머니의 권유로 초등학교부터 영어비디오와 영어동화를 자주 보며 영어에 대한 친밀감을 높였던 것이 영어실력을 키운 배경이 됐다. 디즈니 만화나 영화 등 매일 하루 1편 이상의 영어비디오를 봤다. 영어 오디오북을 사 공부를 하지 않을 때에도 계속 틀어놨다. 이양은 "시험을 앞두고서는 따로 영어공부를 하지 않고 언어와 마찬가지로 지금까지 봤던 문제집만 훑어보는 방식으로 공부했다"고 말했다.

공부 외에 시사 상식을 키우기 위해 시험 치기 직전까지 신문은 꼭 읽었다.

이양은 시험 당일의 긴장을 줄이려면 평소 실전과 같은 마음자세는 물론 공부환경까지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양은 집에서 공부할 때도 편한 옷보다는 교복을 입고 공부했다.

이양은 "집에서 주말에 모의고사를 칠 때 1교시는 몇 분, 2교시는 몇 분 등 시간만 맞춰서 공부한 것이 아니라 교복을 입고 집을 시험장이라 여기며 모의고사를 쳤다"며 "편하게 공부하지 말고 몸과 마음이 모두 어느 정도 긴장할 때 집중력이 커진다"고 말했다.

시험일 바로 전날에는 영어 대신 언어와 사회 공부를 마무리하는 데 주력했다.

홍소연 양

■명지외고 홍소연

홍양은 남은 기간 동안 모의고사를 많이 풀어 얼마나 실전대비를 많이 했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홍양은 "실전감각이 있어야 시험 당일에 고득점을 올릴 수 있다"며 "실전감각을 높이기 위해서는 문제를 많이 풀어 보는 것이 가장 좋다"고 조언했다.

홍양은 언어에서 시 영역을 가장 어려워했다. 이 때문에 마지막 한 달을 앞두고 문제풀이를 중심으로 공부하면서도 현대시들을 정리하고 어법을 공부했다. 홍양은 "문법은 영어만 공부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국어도 반드시 문법을 정리해야 한다"며 "최종적으로 국어능력평가시험 교재로 공부해왔던 내용을 정리한 것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영어는 수능모의고사 문제집으로 공부했다. 듣기와 독해부분을 중심으로 봤으며 수능 기출문제집은 3권 가량을 풀었다. 홍양은 "외고 입시영어는 아무리 어려워도 수능 영어 이상으로 출제되진 않기에 수능문제집으로 공부했다"며 "많은 문제를 풀면서 새로운 것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요령을 키우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영어 모의고사 1회 분량을 풀 때는 정해진 시간에 풀도록 노력했다.

영어단어는 새로운 단어장을 보지 않고,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봐오던 단어장 3권을 복습하는 방식으로 공부했다. 이미 본 단어장이었기 때문에 하루에 영어단어를 200개 이상 볼 수 있었다. 이외에 서울권 및 경기권 외고들의 홈페이지에 모두 접속해 각 학교가 공개해 놓은 기출문제들을 풀면서 출제유형을 익혔다.

홍양은 시험을 앞두고 컨디션 유지도 중요하지만, 시험에 대한 불안감을 줄일 수 없다면 오히려 잠을 줄여서 공부하는 것이 더 낫다고 권유했다. 홍양 역시 평소 밤 12시까지 공부하다가 한 달을 앞두고서는 새벽 2~4시까지 공부하기 일쑤였다.

홍양은 "3년간 공부했던 것을 단 한번의 시험으로 망칠 수 있다는 긴장감으로 컨디션 조절에 불안감을 느낀다면 차라리 공부를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하든 공부량만 많다면 성공한다는 것이다. 공부에 왕도가 없다는 말처럼 아무리 공부비결을 찾고, 핵심요약정리만 찾아도 결국 시험에서는 꾸준히 공부한 사람이 좋은 성적을 얻는다는 것.

홍양은 "단순해 보일지는 몰라도 무엇을 공부하든 오랜 시간 동안 많은 분량을 공부하면 된다"며 "반드시 외고에 합격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요령 피우지 않고 우직하게 공부에 집중하면 합격의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