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이후 경찰수사에서 몽타주를 정식으로 도입한 시기는 1975년이다. 경찰청 과학수사센터 박은숙 경사는 "당시 미술전공자 1명이 치안본부(현 경찰청)에서 몽타주를 그렸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1982년 당시 치안본부는 몽타주 전문요원을 뽑기 위해 전국 경찰을 대상으로 모집 공고를 냈다. 충북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 박만수(53) 경위도 이때 시험에 합격해 현재까지 몽타주 전문경찰로 활동하고 있다. 박 경위는 "실기 평가로 당시 MBC드라마 '수사반장'에 나왔던 배우 최불암씨를 직접 그려 보게 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부 8~9명 정도 선발됐는데 뽑히자마자 각 지방청으로 발령이 났다"고 기억했다. 박 경위는 "노하우가 쌓인 뒤부터 눈, 코, 입 등 그린 것을 스크랩해 놓은 뒤 목격자에게 차례대로 보여주고 고르라고 한 다음 이를 조합해 다시 그렸다"고 말했다.

1996년 경찰청은 미국 CIA에서 쓰던 몽타주 컴퓨터 프로그램을 수입해 활용했다. 손으로 그리던 방식에서 컴퓨터 데이터 상에서 각 얼굴 부위를 골라 조합하는 방식으로 변모한 것.

몽타주 전문가들은 당시 프로그램에 대해 “모자이크 수준이었다”고 지적했다. 몽타주 프로그램 개발자인 명지대 정보공학과 최창석(54) 교수는 “당시 미국 것으로 몽타주를 작성하면 눈, 코, 입이 다 따로 놀아서 다시 손으로 작업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데이터도 서양인 기준으로 만들어져 우리와 맞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1998년부터 한국기업 K사가 만든 한국형 몽타주 프로그램을 도입해 사용해 오고 있다. 매년 프로그램은 최신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된다고 한다. K사 박모 과장은 "한국형 얼굴에 맞게 몽타주를 그릴 수 있고, 각 얼굴 부위의 합성이 자연스러운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프로그램 가격은 수천 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에서 언제부터 수사에 몽타주를 활용했는지는 자세히 알려져 있지 않다. 조선시대 몽타주를 수사에 활용했다고 하는데, 이를 ‘용파(생김새와 흉터)’라고 한다. 그러나, 일부 사극에서 나오는 것처럼 그림을 그렸던 것이 아니라 글로 사람의 생김새 등을 묘사했다. 키와 얼굴빛, 머리 모양과 생김새, 얼굴이나 팔 등의 상처 혹은 뜸을 놓았던 부위, 문신 등을 기록해 포졸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