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에는 현재 '독도'와 '지킴이'라는 두마리의 삽살개가 있다. 이 삽살개는 1998년 3월 본인이 독도에 기증한 황삽살개 동도리와 서순이의 후손으로 독도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을 가장 먼저 맞는 의전견이자 독도 수호견 행세를 하고 있다.

독도에서 삽살개의 의미는 남다르다. 삽살개의 문자적 뜻이 '액운 쫓는 개'이기 때문에 일본이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독도에는 제격인 것 같다. 과거 한창 번성했던 삽살개가 왜 갑자기 사라지게 되었는지 그 이유를 조사하던 중 일본인들이 우리 토종개에게 저질렀던 엄청난 야만 행위를 알게 되었다. 일제 강점기에 단지 가죽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일본이 공권력을 동원해 우리 토종개 100만마리 이상을 죽인 후 껍질을 벗겨 간 것이다. 이 사실은 총독부 공식문서에 그 경위가 상세히 기록돼 있다. 아마도 인류 역사 이래 국가 권력이 동원되어 다른 나라에서 대규모로 개 껍질을 벗긴 사건은 유일무이할 것이다. 이런 일본의 사악한 기운을 동해의 한가운데에서 쫓아버릴 생각으로 독도에 보낸 것이 삽살개이다.

서양사람들은 개를 자기 식구로 여길 만큼 개에 대해 각별한 감정을 갖고 있다. 삽살개는 다행히 모습과 성품, 이름이 의미하는 뜻에서도 국제적 경쟁력을 가질 수 있고 해외에서도 사랑받을 여지가 많다. 삽살개를 통해 과거 일본 정부가 우리의 토종개를 무자비하게 도살해 간 사실을 세계에 알린다면 독도 삽살개는 또 다른 방법으로 '독도 지킴이'의 소임을 다할 수 있을 것이다. 10번의 성명서 낭독보다 살아있는 2마리 삽살개가 세계인의 마음을 더 쉽게 움직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들의 야만적인 손아귀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삽살개가 다시 영토 확장을 꿈꾸고 있는 일본을 향해 독도에서 컹컹 짖으며 꾸짖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역사의 중요한 경종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