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케이스웨스턴 리저브대학 의과대 산하 '전국프리온질병감시센터'(NPDPSC)의 피에르루이지 감베티(Gambetti·사진) 박사는 3일 광우병과 관련해 본지와 전화 인터뷰를 했다.

그는 "환자의 개인 신상 정보에 대해 밝힐 수 없다"면서도 "최근 버지니아에서 숨진 여성(아레사 빈슨)이 인간 광우병과 무관하게 숨졌다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발표 내용은 최종(final) 결론"이라고 말했다. 감베티 박사는 한국 방송이 인간 광우병(vCJD)으로 사망한 것처럼 보도한 아레사 빈슨(Vinson)양의 인간 광우병 감염 여부를 조사한 당사자이며, 미국에서 광우병 여부를 판별하는 프리온 단백질 연구의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는 인물이다.

감베티 박사는 "인간 광우병(vCJD)과 크로이츠펠드 야콥병(CJD·광우병과 무관) 간에는 차이가 크다"면서 "뇌의 조직이나 혀의 조직만 있으면 매우 쉽게 구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경우에도 뇌의 조직을 넘겨 받아 광우병 검사를 벌였는데, 인간 광우병에 감염되지 않았다는 것을 아주 쉽게 결론 내릴 수 있었다고 했다. 또 "광우병이 매우 치명적인 질병이기 때문에 예의주시해야 한다"면서도 광우병 감염은 그다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감베티 박사는 "과거에는 다진 쇠고기가 광우병에 감염되기 쉬운 중추신경계까지 이용해 만들었기 때문에 햄버거 고기가 광우병에 감염된 쇠고기일 가능성이 높았다"고 했다. 그는 "이 때문에 유럽에서는 쇠고기 처리방식이 바뀌었고, 요즘엔 소가 광우병에 감염됐는지 금방 알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우려는 많이 없어졌다"고 덧붙였다.

또 "쇠고기 도축업자가 쇠고기의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을 제거하면 안전한가"라는 질문에 대해 "100% 확신할 수는 없지만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한다면 광우병에 감염된 쇠고기가 식용으로 들어가지 않는 게 정상"이라고 말했다.

감베티 박사는 쇠고기 수출국들이 소 광우병(BSE) 감염 여부를 매우 꼼꼼하게 감독하기 때문에 BSE에 감염된 쇠고기가 수출되는 경우는 없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그는 "미국에서도 최근 1년6개월 동안 매우 광범위한 BSE 조사를 벌였는데, 미국에서 태어난 소가 광우병에 걸린 사례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