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조선일보가 보도한 MBC PD수첩 공동 번역자 정지민(여·26)씨에 대한 '한겨레·경향 인터뷰 왜곡' 기사에 대해 한겨레와 경향신문이 2일 지면을 통해 반박했다.

경향은 이날 "정씨가 인터뷰 내용을 번복했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한겨레는 "정씨가 '한겨레가 왜곡 보도를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해명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씨가 실명(實名)으로 네이버 카페에 올린 글을 보면, 경향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고, 한겨레는 아전인수격으로 정씨의 발언을 인용했다는 지적을 받고있다.

경향, 인터뷰에서 하지 않은 발언 '억지' 보도

단적으로 경향신문은 "정씨는 '미국에서 살다가 10년 전 한국에 들어왔다'고 했다"며 "정씨가 인터뷰 발언 중 일부를 사흘 만에 뒤집어 그 배경에 의혹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정씨는 자신의 카페에 올린 글에서 '나는 영국에서 살았으며 미국에 산 적이 없고, 경향신문의 주장을 인정한 적도 없다'며 당시 경향신문 기자와의 통화 내용과 상황을 자세하게 서술했다.

정씨는 "경향신문 기자는 제가 항의한 문제 때문에 한나라당에서도 PD수첩 응징 등의 발언이 나오고 있고 '조·중·동'에 이용될 수 있다'는 등의 얘기를 했다"며 취재 과정에서 숨겨진 사실까지 공개했다.

한겨레, 유리한 발언만 인용해 공격

정씨는 한겨레의 왜곡 의혹과 관련, "한겨레가 내게 연락한 것은 한두 번 정도인데, 매번 '관련 자료는 갖고 계신가요' '진술도 하실 건가요' 등 마치 방송국(MBC를 지칭)에서 궁금해 할 만한 내용 말고는 물어본 적이 없다"고 지난달 30일 올린 글에서 밝혔다.

지난 1일에는 "(PD수첩 관련 번역이나 다우너 소 같은) 다른 사실적 문제에 대해 전혀 물어 온 바가 없다는 사실도 맞다"고 재차 확인해, 한겨레의 전화 취재가 '이상한' 인터뷰였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한겨레는 그럼에도 정씨의 글 가운데 "왜곡 보도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부분을 발췌해 본지가 오히려 사실을 왜곡했다고 공격했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정씨 글을 '직접' 읽은 독자들 사이에선 "한겨레가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일부 글만 인용하면서 또 다른 왜곡을 하고 있다"(네이버 아이디 hellomerong)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