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이 지난 4월 방영한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편에서 일부 영어 번역 및 감수를 맡은 정지민 씨가 오역 및 왜곡 논란을 제기한 뒤, PD수첩의 '의도적 편집'에 대한 의혹이 다른 공동 번역가들에게서도 나오고 있다고 28일 동아일보가 보도했다.

이 프로그램의 영어 번역가는 13명이고 영어 촬영분은 870여 분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휴메인 소사이어티가 찍은 '다우너 소(주저앉는 소)' 학대 동영상 관련 일부를 번역했던 A 씨는 "영국에 살다 온 적이 있어 화면의 다우너 소가 광우병 소와는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방송 내용이 광우병 위험성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협상과 관련해 국민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되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번역 당시엔 (제작진이) 다우너 소 영상을 광우병과 연결시킬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방송 후 시청자들의 반응이 '미친 소 먹고 죽게 될 것'이어서 놀랐다"고 말했다.

MBC PD수첩은 동물 보호 단체가‘젖소’도축을 고발하는 장면에“심지어‘이런 소’까 지 도축하고 있다”는 내용의 자막을 달아, 의도적으로 오역을 했다는 의혹을 사기도 했다. PD수첩 화면

또 다른 번역가 B 씨는 “미국 슈퍼마켓에서 쇠고기를 사는 사람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번역했는데, ‘관심이 없다’ ‘지금은 안전하다고 생각한다’고 하는 답변이 있었다”며 “미국인들은 용어 자체도 모르는 등 관심이 없는 듯 보였다”고 말했다.

B 씨는 “이유를 알 순 없지만 이 내용은 방송에 나가지 않았다”고 말했다.PD수첩 측이 전문적 지식이 부족한 아레사 빈슨의 어머니가 의학 용어인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CJD)과 인간광우병(vCJD)을 혼동했기 때문에 CJD로 말한 것을 vCJD로 번역했다고 한 해명에도 의문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PD수첩은‘버지니아 보건당국이 포츠머스 여인의 사인을 조사 중이다’는 보도자료를 소개하면서 화면에는‘버지니아 보건당국 vCJD 사망자 조사’라는 자막을 달아 마치 버지니아 보건당국이 빈슨양의 사인을 인간광우병(vCJD)으로 전제하고 조사에 착수한 것처럼 보도했다.


정지민 씨는 "자료 전체를 보면 빈슨의 어머니가 딸의 사인을 혼동한 게 아니다" 라며 "그는 인간광우병일 가능성뿐만 아니라 CJD일 가능성도 함께 말했다"고 말했다.

정 씨는 또 PD수첩이 미국에서 다우너 소 학대 동영상이 공개된 뒤 올해 2월 실시된 대규모 리콜을 강조하면서도 이 리콜이 광우병과는 상관없는 2등급이라는 점을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 씨는 "리콜 당시 광우병 의심 징후가 있었다면 당국이 1등급 조치를 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MBC PD수첩 측은 이날 "미국인들이 관심이 없는 듯 보였다"는 부분이 빠진 데 대해 "인터뷰 내용이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