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차트 1위를 휩쓴 콜드플레이(Coldplay)가 정말 남의 노래를 베꼈을까.

요즘 미국 동영상사이트 유튜브(youtube.com)에선 미국 인디밴드 '크리키 보즈(Creaky Boards)'가 올린 동영상이 60만건 넘는 조회수를 올리며 화제다. 이 밴드 리더 앤드루 헤프너(Hoepfner)는 "우리가 작년 말 발표한 노래와 콜드플레이 '비바 라 비다(Viva La Vida)'가 똑같다"며 자신과 콜드플레이의 뮤직비디오를 비교해 올렸다. 실제로 두 노래는 멜로디와 코드진행이 거의 흡사하다. '비바 라 비다'는 콜드플레이 새 음반의 제목이자 첫 싱글이다. 헤프너의 노래 제목은 황당하게도 '내가 작곡하지 않은 노래들(The Songs That I Didn't Write)'이다.

콜드플레이는 이런 주장을 일축하면서 "'비바 라 비다'는 작년 3월 이미 발표된 노래"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헤프너는 유튜브 동영상에 추가 자막을 올려 "그렇다면 크리스 마틴과 내가 모두 컴퓨터 게임 '젤다의 전설'에 나오는 '요정의 테마'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한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비바 라 비다'는 또 미국 기타리스트 조 새트리아니(Satriani)의 노래 '이프 아이 쿠드 플라이(If I Could Fly·2004년)'의 일부와 같다는 지적도 받는다. 유튜브에는 두 노래를 겹쳐 편집한 음원이 올랐다. 새트리아니 연주에 맞춰 마틴이 노래하는 것처럼 두 노래가 비슷하다.

대중음악계의 표절 시비는 끊이지 않지만, 똑 부러지는 표절로 밝혀진 것도 드물다.

'표절하기엔 너무 먼 당신'의 경우도 왕왕 있다. 미국 펑크밴드 그린데이(Green Day)가 2004년 발표한 '아메리칸 이디엇(American Idiot)'의 경우다. 이 노래는 엉뚱하게도 조영남이 1991년 발표한 노래 '도시여 안녕'과 거의 흡사하다. '논 갈고 밭 갈러' 가며 부르는 조영남 노래에 펑크(punk) 비트만 더하면, 부시 대통령을 조롱하는 그린데이 노래가 된다.

'콜드플레이 표절' 건은 대충 수습되는 분위기다. 콜드플레이가 정황상 억울할 수도 있겠으나, 그만큼 주목 받는 밴드임을 방증한 셈이다. 잽싸게 유튜브를 활용한 크리키 보즈는 한국에까지 이름을 알리는 데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