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이 "권력을 사유화 하고 있으며 이간질과 음해, 모략의 명수"라 비난한 박영준(48)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은 누구일까.

박 비서관은 경상북도 칠곡 출신으로 고려대 법학과 및 정책대학원 경제정책학 석사를 졸업했으며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국회부의장의 보좌관으로 11년간 일했다. 보좌관 시절 그는 한나라당 소속의 고려대 출신 의원 보좌진 사이에 '큰형님'으로 불렸으며, 고려대 출신을 중심으로 인맥이 넓어 '마당발'로 통했다.

◆이 대통령 외곽캠프인 ‘안국포럼’ 꾸려

이후 이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직시 정무담당 국장을 지내며 서울시 정무부시장으로 온 정두언 의원과 만났다. 2006년 이 대통령의 외곽캠프인 '안국포럼'을 꾸렸고 이후 전국을 돌며 '선진국민연대'를 이끌었다. 작년 12월 13일 경기 평택시 '이명박 후보 지지유세' 때 모인 1500명의 지지자 중 800여명이 '선진국민연대'였을 정도로, 박 의원이 이끈 선진국민연대는 이 대통령의 당선에 큰 도움이 됐다.

◆“(인사를 위해) 5000명을 훑었다”

대선 땐 선거 캠프의 네트워크 팀장을 지냈으며 대선 후에는 당선인 비서실 총괄 팀장을 맡아 초기 내각과 청와대 비서진 인선 작업을 도맡으며 최고 실세로 떠올랐다. 당시 박 비서관은 “(인사를 위해) 5000명을 훑었다”고 말했을 정도로 인사 작업의 총괄 책임을 맡았다.

인선 작업 이후 그는 4·9 총선에서 곽성문 의원(자유선진당)의 한나라당 탈당으로 자리가 빈 대구 중·남구 출마를 원했으나 당시 당선인이었던 이 대통령의 만류로 청와대에 남았다. 당시 주간동아 3월19일자는 "1960년대생인 그가 소장그룹 의원들을 상대하며 불편함을 느껴 '의원 배지'를 달고 싶어했으나 이 대통령이 '그 자리(국회의원)보다 이 자리(대통령비서관)가 할 일이 훨씬 많다. 그리고 네 역할을 메울 사람이 없다'며 그를 만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지난 2월 22일 당시 당선인 비서실 총괄팀장이었던 그는 지금의 기획조정 비서관으로 내정됐다.

◆정두언 의원과의 악연? 인연?

이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직시 만난 정 의원과 박 비서관은 이후 경선 캠프와 인수위에 함께 참여하며 새 정부의 골간을 만든 주역들로 당초 원만한 관계였다. 박 비서관이  "정 의원이 나를 대통령에게 천거했다고 주장하는데, 정 의원을 천거한 사람은 나다"는 말을 한 것도 과거 '동지'였던 두 사람의 관계를 설명해 주는 예다.

실제 정권인수 작업에서도 둘은 함께 했다. 정 의원은 당선인 '보좌역' 역할로, 박 비서관은 '총괄팀장' 역할로 당선인 비서실에 들어가 정권의 밑그림을 그렸다. 정 의원은 '리베로'처럼 여러 일을 다뤘고 박 비서관은 인사를 비롯한 실무를 총괄했다. 이 대통령의 신임이 그만큼 두터웠다는 의미다. 당시 당선인 비서실장을 맡았던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과 함께 이들은 '실세 3인방'으로 불렸을 정도다.

그러나 둘의 관계는 장·차관 및 청와대 인사, 4.9 총선 공천 과정 등을 거치면서 급속히 악화됐다고 알려졌다. 이 전 부의장과 가까운 박 비서관이 장관 인사 작업을 주도하면서 상대적으로 정 의원의 입지가 좁아졌다는 것. 이에 따른 불만이 이번에 표면화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