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일 공동 월드컵을 성사시킨 나가누마 겐(長沼健·77·사진) 전 일본축구협회 회장이 2일 폐렴으로 별세했다. 2002년 월드컵 개최지를 결정하는 1996년 국제축구연맹(FIFA) 이사회 전날 그는 일본축구협회장으로서 "단독 개최를 위해 투표를 하자"는 일본측 관계자들의 주장을 누르고 FIFA가 제시한 공동 개최안을 수용했었다. 투표까지 가면 한국의 단독 개최로 결정됐을 가능성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나가누마 전 회장은 히로시마(廣島) 출신으로 14세 때 원폭 피해를 입었으나 축구 일본 국가대표 선수로 활약했으며, 일본 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1968년 멕시코 올림픽에서는 일본에 동메달의 감격을 선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