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1급 비서관들도 이명박 정부 초대 장관과 청와대 수석 못지 않은 '강부자'(강남 부동산 부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MBC 기자 출신인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은 97억 3155만원을 신고해 이 대통령과 곽승준 국정기획수석에 이어 이명박 정부 들어 재산 신고자 중 3번째 부자로 나타났다.

행정안전부가 7일 공개한 '3월 1일 이후 신규 임명자중 2급 이상 고위직 재산등록 신고내역'에 따르면 재산이 공개된 청와대 비서관 34명 가운데 21명이 강남·서초·송파 등 이른바 버블 세븐 지역에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으며 평균 재산은 17억 9600만원으로 집계됐다.

40억여 원의 재산을 신고한 김강욱 민정 2비서관은 도곡동 타워팰리스(신고가액 19억 3000만원)를 부부 공동명의로 보유하고 있고, 김태효 대외전략비서관은 여의도와 서초동, 강남구 신사동 등 버블 세븐 지역 상가와 사무실 아파트 5채, 34억 8000여만 원의 부동산을 신고했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김백준 총무비서관은 용인시 수지와 서울 서초구에 아파트와 오피스텔, 아파트 분양권 등 3건의 부동산을 신고했다. 이영호 고용노사, 김준경 금융, 양유석 방송통신, 김동연 재정경제, 신혜경 국토해양 비서관 등도 버블 세븐 지역에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MBC 기자 출신인 김은혜 부대변인은 로펌 김앤장 소속 변호사인 남편 유형동씨 명의로 서울 강남구 대치4동 다봉타워빌딩(3275㎡) 84억여 원을 신고했다. 이 건물은 1990년 김 부대변인의 시아버지가 사망하면서 남편이 1/4 지분을 상속받은 것으로 신고됐다.

김 부대변인의 남편 유씨는 이밖에 결혼 전인 2000년 6억여 원의 서울 강남구 논현1동 소재 연립주택(158.5㎡)를 보유하고 있으며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설문동에 8851만원짜리 임야(885.90㎡)도 보유한 것으로 신고했다. 김 부대변인은 또 남편 명의로 된 6억8825만 원, 본인 명의로 된 7억 7650만 원 등 모두 14억 7582만원 상당의 예금도 신고했고 1살 된 장남 명의로 1105만원의 예금도 신고했다.

하지만 다수의 비서관들이 소득이 없는 자녀 명의로 땅을 매입하거나 거액의 예금을 보유한 것으로 드러나 증여세 탈루 의혹도 일고 있다.

강훈 청와대 법무비서관은 아들(23)과 딸(20)이 각각 2억 3000만원과 1억 8000만원의 예금을 보유하고 있다가 이달 초 증여세를 납부한 것으로 밝혀져 탈세 의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준경 금융비서관은 소득이 없는 딸(21)이 충북 제천에 1억 3000만원 상당의 임야 5필지를 보유하고 있어 취득 경위에 의문이 제기됐다. 김 비서관은 딸이 큰 아버지로부터 1억 원을 증여받고 딸 명의로 부은 적금으로 임야를 매입했다고 해명했다.

이날 재산을 공개한 총 73명 가운데 28.8%인 21명(28.8%), 청와대 비서관 34명 가운데 11명(32.4%)은 직계 존·비속 재산을 공개하지 않았다.

청와대 살림을 맡고 있는 김백준 총무비서관은 장·차남, 양유석 방송통신비서관은 미국 시민권자인 장남의 재산을 각각 독립 생계를 이유로 고지하지 않았고, 김은혜 부대변인, 김준경 금융비서관, 김태효 대외전략비서관 등도 직계 존·비속 가운데 일부 재산을 공개하지 않았다.

[▶ 추가 공개된 고위공직자 재산 [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