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눈을 감고 모든 에너지를 뇌로 모아보세요."

손으로 머리 꼭꼭 누르기, 손바닥으로 단전 치기. 서울 신화초등학교 6학년 2반 교실에는 여느 학교에서는 볼 수 없는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일명 '스피드 브레인(speed brain)'이라 불리는 뇌교육 수업이다. 이 학급에서는 하루에 20분씩 뇌체조를 하고, 특활시간이나 담임교사 재량시간을 이용해 뇌교육 수업을 한다.

이 학급 담임인 손정향 교사는 지난 2005년부터 뇌교육 수업을 했다. 교사 연수 때 뇌교육 프로그램을 접한 후 뇌교육의 가능성을 발견했던 것. 당시 6학년이었던 딸에게 시험 삼아 교육을 시킨 후, 성적이 오르고 학급 회장이 됐다. '좋은 마음의 씨앗을 키우는' 뇌교육의 필요성을 확신하게 됐다. 이후 지금까지 반 학생을 대상으로 뇌교육 수업을 진행했다.

서울 신화초등학교 6학년 2반 학생들이 뇌체조를 하고 있다.

대전에 있는 문지중학교 학생들도 매일 아침 10분씩 선생님과 함께 뇌체조와 명상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뇌교육은 올해 초 김근수 교감이 이 학교로 부임하면서 이루어졌다. 평소 뇌교육의 중요성을 느껴온 김 교감은 부임과 동시에 충남 천안의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와 협약을 맺고 뇌교육 수업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제공 받았다. 또한 좀 더 수준 높은 교육을 위해 교사들에게는 뇌교육 연수에 참여하게 하고, 학생들은 뇌교육 강사로부터 강의를 듣도록 했다.

이처럼 뇌교육 수업을 하는 학교가 많아지는 이유는 뭘까. 무엇보다도 학습력 향상을 첫째로 꼽는다. 뇌체조나 뇌호흡으로 잠자는 뇌를 깨우고, 시냅스를 자극시켜 뇌를 발달하게 하기 때문에 수업 때 집중력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또 다른 효과는 감정 조절 효과다. 조용한 음악을 들으며 명상을 하기 때문에 산만했던 아이가 차분해지고, 쌓였던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효과가 있다.

문지중 김근수 교감은 "인간의 뇌는 자극을 주지 않으면 더 이상 활동하지 않는다"며 "특히 어릴 때일수록 뇌를 자극하는 교육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뇌교육이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도 학생들로부터 반응이 시원찮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현장에서 만난 아이들의 반응은 예상 밖으로 아주 열성적이었다.

이날 수업에 참가한 문경주(신화초6)군은 "산만한 성격이라 주위사람들로부터 꾸중을 들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다"며 "집중력이 높아진 것 같아 뇌교육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고 말했다. 김민재(신화초6)군 또한 "딱딱한 수업이 아니라서 친구들도 무척 재미있어 한다"고 말했다.

손 교사는 "최근 들어 뇌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주는 기관이 많아졌기 때문에 교사가 관심만 있으면 쉽게 추진할 수 있다"며 "뇌교육 수업을 하면서 학생뿐만이 아니라 선생님 본인도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