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혁신을 위한 새로운 리더십'을 의제로 삼은 제4세션에서 토론자들은 혁신은 정부와 기업 등의 도전적인 리더십에서 비롯된다는 점에 공감했다. 존 웡 보스턴컨설팅그룹 아태지역 회장이 사회를 본 이 세션에서는 중국의 혁신에 대한 평가를 둘러싸고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혁신의 필수요건

페르디난도 베칼리팔코 GE인터내셔널 회장은 "진짜 혁신을 위해서는 리더십에 대한 투자, 혁신에 따른 적절한 보상, 세계화, 지배구조의 혁신 및 투명성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GE의 사례를 설명하면서 "10억달러를 투자해 인재를 교육하고 훈련시키고 있다"며 "핵심 인재들에게 '역사의 버스를 내가 몰고 있다'는 느낌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몇 년 뒤에 성사될 혁신에도 투자해야 하고, 리스크(위험)도 과감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CEO가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적절한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고, 혁신의 범위와 속도를 고려해야 한다"면서 "직원들은 혁신이 자신의 DNA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 부회장은 "기능이 많아졌다고 혁신이 아니다. 고객의 마음에 드는 '스마트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존 나이스비트 난카이대 교수는 "혁신가들이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정부와 기업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바람이 불면 벽을 만드는 사람이 있고 풍차를 만드는 사람이 있는데, 풍차를 만드는 사람을 위한 환경, 즉 엉뚱한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사장은 "혁신은 바로 앞에 있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확실한 목적의식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중국 혁신 가능성 논쟁 불붙어

나이스비트 교수와 장웨이잉 베이징대 광화관리학원 원장은 중국의 혁신 가능성과 조건을 놓고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미국인인 나이스비트 교수는 중국의 현실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장웨이잉 원장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입장이었다.

나이스비트 교수는 "가격과 품질, 디자인이 순차적으로 발전하는데, 중국은 3가지가 함께 발전한다"며 "중국의 혁신 속도는 놀라울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혁신을 위해서는 자유가 있어야 하는데, 중국인은 어느 때보다 가장 자유롭다"고도 했다. 베칼리팔코 회장도 "의료기기 분야에서 서구 제품보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제품이 훨씬 간단하고 효율적"이라며 "이런 것이 바로 혁신"이라고 말했다.

반면 장웨이잉 원장은 "중국 기업들은 정부가 어떻게 제도를 바꿀지에 더 신경을 쏟아야 하는 게 현실"이라며 "정부가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면 중국 기업들이 기술혁신에 신경을 써 생산성이 높아지겠지만, 지금은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은 혁신에 대한 보상이 적고, 서구 기술을 모방만 할 뿐 창조해내지 못한다. 중국 기업이 핵심 기술을 혁신으로 얻어내는 것은 없다"고 못박았다.

이에 대해 나이스비트 교수는 "모방은 창조의 첫 단계로, 중국은 이미 모방의 단계를 벗어나 혁신이 시작됐다"고 맞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