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MIT’로 불리는 IIT(인도공과대학·Indian Institute of Technology) 마드라스 캠퍼스의 M.S. 아난트 총장은 22일 오찬 기조연설에서 IIT의 성공비결을 상세하게 털어 놓았다. IIT는 미국 실리콘밸리 창업자의 15%를 배출하면서 세계적 명문대로 떠올랐다. 세계적 화학자인 아난트 총장은 미국 플로리다대학에서 분자열역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완전한 대학 자율 아난트 총장은 완전한 학문적 자율 속에서 혁신이 싹틀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혁신은 자유롭게 길을 가다가 찾아낼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라며, "교수에겐 연구의 자유가 완전히 보장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대학의 모든 운영은 교수의회에서 자율적으로 결정된다"며 "모든 교수는 새로운 의견을 제안해 실패 하더라도 세 번 시도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고 말했다. 그는 "IIT는 다른 주립대보다 50배 이상의 정부 지원을 받지만, 그 운영에서 완전한 자율권을 갖는다"고 했다. IIT는 IIT특별법을 통해 학생선발, 교수 임용, 커리큘럼 설정 등에 있어 자율권을 보장받는다.

M.S. 아난트 인도공과대학(IIT) 마드라스 캠퍼스 총장은 22일 오찬연설에서“대학에는 전 세계의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야 전혀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IIT는 학생 선발도 완전 자율이다. 아난트 총장은 "IIT엔 매년 25만명이 넘는 학생들이 지원하지만, 입학하는 숫자는 4000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인포시스의 나라얀 무르티 회장이 미국 CBS방송에 출연해 '내 아들은 성적이 안 돼 IIT에 들어갈 수 없어 미국의 아이비리그인 코넬대학에 보냈다'고 말하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최고의 학생들을 최고의 교수가 가르친다는 것이 IIT의 원칙이다. 하지만 많은 돈으로 유명 교수를 영입하는 미국 대학의 방식과는 다르다. 아난트 총장은 "지혜로운 사람을 뽑을 때엔 금전만으로 할 수 없다"며 "적은 연봉임에도 치열한 경쟁을 뚫고 들어온 젊은 교수들이 학생들을 열정적으로 가르친다"고 말했다.

◆문제해결 능력이 핵심 IIT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학한 학생들에게 문제해결 능력을 집중적으로 가르친다. 아난트 총장은 “IIT는 학생들에게 활발한 교과 외(外) 활동을 하도록 장려한다”며 “학생들은 이런 활동을 통해 실제 사회에서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그는 “비싼 약을 사기 어려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한 학생이 10분의 1 가격의 약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했고 학생 50명과 교수 4명이 선박이 다가오면 이를 감지해 자동으로 열리는 다리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IIT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산학협력 역시 이와 같은 맥락이다. 아난트 총장은 “학생들이 연구의 시장 가치를 알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공부해야 한다”며 “내년에 완공될 12에이커(4만8563㎡) 넓이의 연구파크는 산학협력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난트 총장은 “학생들은 기업의 연구활동에 참여해 학점을 취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제적 네트워크 아난트 총장은 국제화를 IIT의 또 다른 성공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학생의 25%, 교수의 25%는 세계 곳곳에서 선발한다”며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야 전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IIT가 세계의 유수대학과 연구소 등과 양해각서(MOU)를 통해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확산하고 있다”며 “이런 네트워크를 통해 다양한 배경을 가진 과학자들이 함께 모여 연구를 할 수 있도록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