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 대신 혁신하라”, “민간 전문가를 활용하라”, “북한 비핵화를 달성하라”….

세계의 역사를 바꾼 경험을 가진 국가 지도자들이 출범을 앞둔 이명박 정부에 개혁 성공의 비결을 조언했다. 21일 조선일보가 주최한 국제 콘퍼런스 1세션― '국가개혁을 위한 지도자의 역할과 한국이 당면한 과제'에서였다. 사회를 맡은 사공일 인수위 국가경쟁력 강화특위위원장은 "이 같은 조언은 새 정부 정책에 귀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 개혁과 새로운 리더십=뉴질랜드 최초의 여성 총리로 '작은 정부' 개혁을 주도했던 제니 시플리는 "정치인은 상황이 좋을 때 어려운 일 하기는 쉽지만, 어려운 시기에 어려운 일을 하는 것은 정말 힘들다"며 "포퓰리즘의 유혹에 빠지지 않고, 무엇이 국가를 위한 것인지를 항상 생각하고 실천하는 리더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새로운 것보다는 기존에 강점이 있는 분야부터 경쟁력을 확보하고 ▲공무원의 성과에 대해 확실한 보상체계를 마련하고 ▲민간 전문가의 정부 참여를 확대하라고 했다. 뉴질랜드는 25년에 걸친 꾸준한 개혁으로 성공했다고 밝혔다.

36세에 총리직을 맡아 핀란드의 경쟁력을 도약시킨 에스코 아호 전 총리는 "모방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한 수단이지만 경쟁력 상위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혁신을 해야 한다"고 했다. 혁신을 위해서는 글로벌 경쟁에 뛰어들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핀란드는 가장 뛰어난 인재를 교육자로 양성했고 이들이 사회적으로 가장 존경받고 있다"고 했다.

금융허브를 목표로 하는 서울에 대해 스티븐 그린 HSBC그룹회장은 "금융 허브가 되려면, 다른 금융 도시와의 연계가 중요하고 정치, 경제, 문화 각 측면에서 국제적이어야 한다"고 했다. 조석래 전경련 회장은 "과거 정부도 규제완화를 말했지만 실질적인 규제완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새 정부에 철저한 규제완화를 주문했다.

◆"한·중·일 협력" 조언=지도자들은 한반도의 평화 문제와 외교문제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미국중국의 수교를 이끌었던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은 "6자 회담이 실패하면 핵무기 확산과 주변 국가에 엄청난 갈등을 초래할 것"이라며 "북한의 비핵화가 전제돼야만 한반도가 통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중·일 협력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오자와 이치로 일본 민주당 대표는 “중국이 입장 변화가 없으면 북한 핵 문제도 해결되기 어렵다”며 “한·일 간의 신뢰를 통해, 중국과의 관계개선으로 이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폴 키팅 전 호주 총리는 “중국과의 관계가 좋아지면 북한문제도 잘 풀릴 수 있다”며 “일본의 일부 세력들이 과거 문제에 얽매여 중국과의 관계를 어렵게 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