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취임 후 청와대에서 봉황 무늬 표장(標章·사진)을 없애라고 최근 지시한 것으로 3일 전해졌다.

한 측근은 “이 당선자는 5년간 국민과 눈높이를 맞춰서 국민을 섬기는 자세로 일하겠다는 각오”라면서 “봉황이 대통령과 국민 간의 거리감을 느끼게 하는 상징물이라는 차원에서 폐지를 지시한 것”이라고 했다.

이 당선자는 이날 박범훈 취임준비위원장과 자문위원들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예전에 행사 때 보면 휘장이 너무 권위주의적인 것 같더라. 봉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청와대는 봉황 두 마리가 마주 서 있고 가운데 무궁화가 그려져 있는 표장을 대통령기와 여러 곳의 대통령 휘장에 사용하고 있다. 휘장은 대통령 관저와 집무실, 대통령이 참석하는 장소, 대통령이 타는 항공기·자동차·기차 등 교통수단에 그려져 있다. 대통령이 수여하는 임명장과 표창장에도 등장한다.

행정자치부 관계자는 “봉황무늬 표장은 1967년 대통령 표장에 관한 공고가 제정된 이후 계속 사용해왔던 것”이라고 했다.

이 당선자의 측근은 “봉황 표장 대신 청와대의 기존 CI(Corporate Identity)를 사용하거나 아예 표장을 사용하지 않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