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신중, 일본은 환영, 중국은 담담. 19일 치러진 한국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승리했다는 소식에 각국이 보인 대체적인 반응이다.

미국 정부는 '이명박특검법'이 앞으로 이 후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집중 분석하기 시작했다. 백악관 NSC(국가안전보장회의)와 국무부의 한국 담당자들은 특별검사가 어떻게 임명되고 수사가 어떻게 진행될지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뉴욕타임스는 이 후보가 한국에서 기업인이 대통령이 된 첫 사례라고 소개하며 "한국의 정치 권력이 산업을 중시하는 보수층으로 이동했다"고 해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대선이 경제정책을 둘러싸고 벌어진 건 한국 민주주의가 성숙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관방장관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새 대통령께서 한·일관계가 한층 좋은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해주실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외무성의 한 관계자는 "노무현 정권 동안 꼬이고 꼬인 양국 간 정치관계도 드디어 정상화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환영했다. 일본 지지(時事) 통신은 외무성 관계자의 말을 인용, "후쿠다 야스오 총리가 내년 2월 한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할 의향이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 정치 전문가인 오코노키 마사오(小此木政夫) 게이오(慶應)대학 교수는 "이번 결과는 노무현식의 분배 우선 경제정책이 오히려 격차 사회를 만들었다는 데 대한 분노의 표출"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는 "한반도 평화와 긴장 완화라는 큰 물줄기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콩 유력지 명보(明報)는 19일자 한 페이지 전체를 한국 대선 기사에 할애하면서 "김대중 대통령 이후 10년 동안의 반미친북(反美親北) 노선이 끝날 것"으로 내다봤다.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통신은 "한국인들이 현대그룹에서 축적한 이 후보의 경험을 중시했다"고 했고, 영국 신문 가디언은 "한국 유권자들이 '햇볕(정책)'보다 경제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