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도구 영선동의 특성화 고교인 한국테크노과학고등학교의 학교기업 ‘하이테크노’가 학교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문자 전송 서비스(MMS·Multimedia Message Service)를 개발해 보급하면서 전국에 ‘모바일 스쿨’ 시대를 열고 있다. 모바일 스쿨이란 이름의 이 서비스는 학교의 공지사항, 성적, 행사 등 각종 정보를 학생과 학부모들의 휴대전화, PDA 등을 통해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짧은 문장이 아닌 각종 가정통신문까지 통째로 전송할 수 있다.

하이테크노 소속 학생·교사·직원 등 20여 명이 힘을 합쳐 이 문자 전송 서비스를 개발한 것은 2001년 말. 성적표 등 종이로 전달되는 정보들을 누구나 가지고 있는 휴대전화 속으로 넣어 보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학교가 필요로 하는 문자 전송시스템으로 쓰기엔 단점이 많아 계속 보완작업이 필요했다. 2004년 문자 전송업체들이 쓸 수 있는 표준화된 형태를 완성했고, 2005년에는 1개 학교에서 1명의 관리자밖에 이용하지 못하는 단점을 극복했다.

부산 한국테크노과학고등학교의 학교기업인‘하이테크노’소속 교사와 학생, 직원들이 교내 디자인실에서 문자전송서비스에 쓸 디자인과 프로그램 등의 개발을 위한 아이디어 회의에 모였다.

학교운영부 조철래 교사는 “모든 교사가 각자 아이디를 이용해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필요한 많은 정보를 싼 비용으로 보낼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이라며 “우리가 웹 상에 각 학교마다 다른 도메인 주소의 문자 전송용 홈페이지를 만들어 주면 그것을 통해 각 학교는 문자를 통한 각종 정보를 휴대전화 등으로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2005년 부산 영도구 8개 학교가 시범 운용을 시작했다. 프로그램이 유용하다는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서울, 경기, 경남 등 전국 초·중·고교에서 문의와 신청이 쇄도했다. 지난해에는 교육인적자원부의 학교기업 지원사업 대상 학교로 선정돼 2년간 3억원의 지원도 받았다. 이용 학교는 2005년 8개에서 2006년 80여 개, 올해 630여 개로 급격히 늘어났다. 신학기가 시작되는 내년 봄쯤에는 1000개 학교가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8일 하이테크노는 KT와 모바일 스쿨 확대 보급 및 기술 개발을 위한 협약까지 체결했다.

하이테크노는 학교별로 매달 기본 사용료 3만원을 받고, 기본 사용 건수(1714건) 이상의 문자를 이용하는 학교에 대해서는 문자 1건당 16원 정도의 추가 이용료를 받고 있다. 연간 매출액은 3억원에 가깝다. 내년에는 5억원 정도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익금은 모두 현장 실습과 기자재 구입, 장학복지기금 조성을 비롯한 각종 학생 교육사업에 쓰이고 있다.

3학년 김진태(18) 학생은 “학교에서 배운 것을 학교기업에서 실습해 많은 것을 배웠고, 덕분에 각종 대회에서 상도 많이 받아 대학 진학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년 동안 학생들은 학교기업에서 일하면서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5개의 특허 신청을 했다. 이 중 1개는 이미 특허를 받았다.

학생들은 그동안 개발한 RFID(무선주파수 인식기술) 기능을 추가한 급식실, 도서실, 실습실 관리 등 각종 고급 프로그램이 KT와의 협약으로 실제 학교에 적용될 수 있다는 꿈도 키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