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욱은 베이징올림픽 아시아 지역예선 대만과의 첫 경기에서 역전 결승 3점홈런을 터뜨렸다.

환호하며 홈인하는 그의 눈 밑에는 큼지막한 아이패치가 선명했다. 이종욱의 아이패치(Eye-Patch, 혹은 Eye-Brow) 부착은 낮경기 때문이었다.

강한 햇빛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위해 붙인 것이다.

아이패치를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지난 90년 무렵에는 관중들이 간혹 매직이나 구두약으로 오해하기도 했다. 일반인들은 거의 사용하지 않았기에 잘 알지 못했던 것.

실제로 선수들은 아이패치를 준비하지 못했을 때는 검은 매직을 칠해 눈을 보호하기도 했다.

그런데 아이패치는 왜 검은색일까. 보기에 시원한 푸른색도 아니고, 정열적인 빨간색도 아닌 검정색이다. 이유는 무엇일까.

선수들은 낮에 경기나, 훈련을 할 때 빛의 반사 때문에 집중력이 떨어진다.

빛은 물체에 부딪히면 반사된다. 훈련 때나 경기 때 얼굴에 비친 빛도 반사된다. 얼굴의 표면은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울퉁불퉁하다. 그래서 규칙성 없이 제각각 반사돼 일단 빛이 분산된다.

그러나 얼굴에는 피지가 끼어 있고, 경기중 땀이 흘러 반사율이 높아진다. 그래서 매끄러운 표면에서 반사하는 것 같은 현상이 일어나 눈부심이 심해진다.

눈밑의 아이패치는 눈부심을 줄이기 위해 부착한다. 아이패치는 태양빛이 얼굴, 유니폼, 지면에서 반사돼 눈으로 흡수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개발된 것이다. 타격이나 수비 때 눈부심을 억제하여 볼에 대한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제품이다.

아이패치의 소재는 종이, 천, 분 등 세 가지로 스티커처럼 부착하게 돼 있으며 하나같이 검은색이다. 아이패치가 검은 색인 이유는 햇빛을 반사하지 않기 때문이다.

태양빛은 빨강, 주황, 노랑 등 일곱 가지 색으로 이루어져 있다. 단풍 든 은행잎이 노란색을 띄는 것은 노란색 파장의 빛만 반사시키고 나머지 빛은 모두 흡수하기 때문이다. 빨강, 주황, 보라 등도 마찬가지 원리다. 백지가 흰색으로 보이는 것은 모든 색의 빛을 반사시키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검정색은 아무 빛도 반사하지 않는다. 검은색으로 보이는 것은 모든 색의 빛을 흡수한 것이다. 운동장에서 뛰는 선수의 입장에선 눈 밑의 검은색이 모든 빛을 흡수하면 눈부심에서 벗어날 수 있다.

[☞ 웹신문 보러가기] [☞ 스포츠조선 구독]

- Copyrights ⓒ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