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판에 '신기성 논쟁'이 일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신기성(32ㆍKTF)은 리그 최고의 공격형 포인트가드였다. 당대 최고의 포인트가드였던 김승현(오리온스)도, 양동근(모비스)도
신기성과의 매치업에서 쉽사리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빠른 스피드와 함께 '신기'에 가까운 외곽포를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KTF의 부산 홈팬들은
이런 신기성을 가르켜 '신교주'라는 카리스마 넘치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올 시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1경기 동안 경기당
평균 9.9득점, 5.3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8번째 시즌을 맞는 신기성이 한 자릿수 평균 득점을 기록하기는 처음이다. 신기성의 부진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노쇠화의 조짐이다', '아니다. 일시적인 부진이다'라고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부진의 원인



지난 시즌 애런 맥기, 필립 리치가 버티고 있는 KTF의 골밑은 난공불락이었다. 게다가 스윙맨 조성민과 김도수는 쉴 새 없이 내외곽을 누비며
상대팀을 괴롭혔다. 공격력이 뛰어난 신기성의 활동반경이 그만큼 넓었다. 당연히 오픈 찬스가 많이 났고, 정확한 외곽포를 앞세워 꼬박꼬박 점수를
쌓았다.



하지만 올 시즌 초반 타이론 워싱턴, 세드릭 웨버가 버틴 KTF의 골밑은 허약했다. KTF의 골밑약점을 간파한 상대팀은 신기성 봉쇄에 열을
올렸다. 게다가 KTF가 올 시즌 슈터 부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데려온 양희승을 투입하자, 외곽에서 신기성의 플레이 범위는 좁아질 수밖에
없었다.



KTF 추일승 감독이 두 용병을 교체해 골밑을 강화하자, 이번에는 신기성의 체력에 문제가 생겼다. 신기성은 팀에서 가장 많은 평균 35분2초를
소화했다. 시즌 초반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았던 추일승 감독이 팀의 핵심인 신기성에게 쉴 시간을 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새로 온 용병
미첼과 켄드릭은 신기성의 장점인 2대2 공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노쇠화 VS 일시적 부진



신기성은 최근 5경기에서 평균 6.2득점, 5.4어시스트라는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11일 열린 통신라이벌 SK(95대87 KTF
승)와의 경기에서는 무득점의 수모를 당했고, 14일 KT&G전(64대90 KTF 패)에서도 8점, 6어시스트에 그쳤다.



문제는 신기성이 자랑했던 정교한 미들슛이 전혀 말을 듣지 않는다는 것이다. 51%의 성공률을 보이고 있는 3점포(41개 시도 21개 성공)는
별 문제가 없지만, 드리블 후 림 4~5m 떨어진 지점에서 던지는 미들슛은 정확성을 잃어버렸다.



2점슛 야투율이 31%(54개 시도 17개 성공)에 불과하다는 점이 그 결과물이다.



추일승 감독은 "체력저하로 인해 일시적으로 슛감각을 잃어버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도 "신기성의 부진은 KTF가 올 시즌 팀을
개편하면서 생긴 일시적인 부작용"이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다른 의견도 있다. 몇몇 농구 관계자들은 "신기성은 체력을 타고난 선수다. 지난 시즌 KTF가 모비스와의 챔피언결정전에서 7차전까지
갈 때도 신기성은 끄떡없었다. 체력적인 부분이 원인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노쇠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누구의 말이 맞을까. 향후 신기성의 플레이가 그 해답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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