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아씨에 대한 검찰 수사가 급물살을 타면서, 신씨와의 친분으로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내렸던 저명 인사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신씨는 자신이 속한 미술계와 학계는 물론, 정·관계에까지 폭넓은 인맥을 자랑한 ‘마당발’로 통했다. 지난 7월 신씨의 가짜 학위 파문이 터지자 관련자들은 신씨에 관한 질문에 하나같이 “나는 신씨를 잘 모른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러나 검찰이 신씨의 이메일 계정과 통화 내역을 분석하고 계좌를 추적하면서, 이들은 혹시라도 자신이 거명될까 불안해하는 모습이다.

지인(知人)들과의 술자리에 스스럼없이 신씨를 불러 합석시키는 등 신씨와 친분을 유지해온 교수 출신 A씨는 최근 항간에 자신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에 대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또 신씨를 여러 인물들에게 소개해 준 것으로 알려진 예일대 출신 교수 B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신씨가 공식적인 행사에서 한 차례 옆자리에 앉은 적이 있을 뿐”이라고 했다가 금방 “이름을 밝힐 수 없는 지인이 신씨를 소개해 줘 이야기를 나눈 적은 있다”고 말을 바꿨다.

미술계 원로 C씨는 명절 때 신씨에게서 선물을 받는 등 신씨와 친밀한 관계였던 것으로 미술계에 소문이 파다하지만, 기자와의 통화에서는 “시상식장에서 한 번 본 것뿐”이라며 신씨와의 관계를 부인했다.

예일대 출신인 전직 관료 D씨는 신씨를 각계 인사들에게 소개해 줬던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신씨는 예일대 출신도 아닐 뿐더러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정치권도 신씨 문제로 불똥이 튈까 노심초사하기는 마찬가지다. 범여권 정치인 E씨는 자신과 신씨에 관한 소문이 끊임없이 회자되자 11일 “신씨와 무관하다”는 내용의 성명을 내려다 “긁어 부스럼”이라는 측근들의 만류로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