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1호인 서울 흥인지문(興仁之門·동대문·사진)이 4년8개월 동안 둘러싸고 있던 답답한 가림막을 벗고 웅장한 모습을 다시 드러냈다.

서울 종로구는 2002년 말부터 진행돼 온 흥인지문 보수공사를 오는 9일 끝내기로 하고, 지난달 29일 공사 가림막을 모두 걷어냈다.

이번 보수공사는 일제 때 헐렸다가 2000년에 복원된 ‘서북옹성(西北甕城)’을 다시 해체 보수하는 공사였다. 적의 공격으로부터 성문 일대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반원 모양의 서북옹성은 흥인지문에서 이대 동대문병원 쪽으로 뻗은 구조물로, 길이 14m, 폭 7m, 높이 7.7m다.

서북옹성은 2000년 복원된 후 중간 부분이 양끝보다 굵어지는 ‘배불림 현상’이 일어나 일부 석재가 튀어나오는 등 심각한 구조적 결함이 지적돼왔다.

이에 따라 종로구는 문화재청의 지원을 받아 서북옹성을 해체하고 정밀 조사한 뒤 다시 쌓아 올리는 공사를 진행해왔고, 배수 장치도 보완했다. 종로구는 “성곽을 이루는 돌 하나하나에 번호를 붙인 뒤 해체하는 등 조선시대에 축조된 옛 방식을 따랐으며, 전체 돌의 30% 정도를 새로 바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