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의 한국인 23명 납치 사건과 관련, 일부 네티즌이 탈레반을 옹호하거나 피랍자들의 무사 귀환에 방해될 수 있는 행동을 해 물의를 빚고 있다.

상당수의 네티즌들은 한국 기독교의 공격적인 활동에 대해 잘잘못을 따지면서 동시에 피랍자들의 무사 귀환을 기원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입에 담기 힘든 악성댓글(악플)로 피랍자와 가족들을 비난하거나 반기독교 정서를 부추기고 있다. 심지어 납치범인 탈레반을 옹호하는 주장도 적지 않다.

탈레반이 한국인 인질과의 전화통화를 조건으로 10만달러를 요구했다는 일본 교도통신의 보도가 나온 24일 네이버의 해당기사에는 한 장의 사진이 게재된 인터넷커뮤니티 게시글의 주소가 베스트댓글로 선정됐다.

‘두타스님의 굴욕’이라는 제목의 이 사진은 십자가를 들고 있는 한 기독교인이 지하철역으로 보이는 장소에서 무료급식을 위한 시주를 받고 있는 스님의 머리를 만지는 장면.

디시인사이드 종교갤러리에 한 네티즌이 올린 이 사진의 스님은 부산에서 ‘민들레밥집’이란 간판으로 독거노인과 장애인들에게 식사를 봉양하는 두타스님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기사의 댓글에는 이 기독교신자 행동의 부적절함을 비판하는 반응이 주류였지만 "기독교를 몰아내자""기독교가 아닌 개독교" 등 기독교 전체를 매도하는  댓글도 수백개가 달렸고,결국 네이버는 댓글을 폐쇄해버렸다.
 
실제 사진인지 조작된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미 인터넷에서는 상당히 알려진 이 사진은 피랍자들의 비판하는 일부 여론과 맞물리면서 인터넷 커뮤니티와 포털사이트로 급속 확산,기독교 전체에 대한 비난하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또한 피랍자의 무사귀환을 반대하는 비상식적인 주장과 행동도 적잖게 나오고 있다. 종교문제가 개입될 경우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정부와 피랍자 가족들의 호소에도 일부 네티즌들은 이들의 행동이 ‘봉사’가 아닌 ‘선교’라고 주장하는 글들을 해외 사이트에 게재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한 피랍자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서 이슬람 사원을 방문해 종교적인 행동을 했다는 내용의 글과 사진을 캡처해 영어로 번역한 뒤 동영상까지 제작해 해외 동영상 공유사이트인 유투브에 올리기도 했다.

디시인사이드 종교갤러리에는 같은 내용의 캡처 사진을 탈레반의 공식이메일로 보냈다면서 탈레반이 피랍자들을 살해해야 한다는 비상식적인 주장까지 하는 글들도 여럿 올라왔다. 이들중 상당수는 결국 삭제됐다.

석방 협상 중단을 촉구하는 토론방을 만든 네티즌도 있다.
 
많은 네티즌들은 이들의 행동에 대해 "정말 어이 없다"면서 "일부 네티즌들의 도를 넘어선 행동이 사태해결을 악화시키지 않을까"우려하고 있다.

정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위험지역으로 봉사활동을 떠난 피랍자들과 한민족 복지재단,경기 성남시 분당 샘물교회측의 행동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할 수는 있지만 피랍자들의 무사귀환을 반대하거나 탈레반을 옹호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한 네티즌은 미디어 다음 아고라에 올린 글에서 “피랍자에 대한 네티즌 분노의 방향이 엇나가고 있다”면서 “분노와 순진한 정의감(?)의 표출로 아랍권 사이트와 유투브 등에 자국민의 어리석고 망신스러운 행위를 올리며 욕설과 ‘죽이라’는 발언을 거침없이 하는 분들을 보고 화가 났다”고 밝혔다.

한편 피랍자 가족들은  피랍자들이 출국 당시 공항에서 ‘아프가니스탄 여행 자제’ 안내문 앞에서 찍은 사진과 이슬람 사원에 모여 찬송가를 불렀다는 내용의 피랍자 미니홈피의 사진과 글 등이 인터넷에 유포되면서 네티즌들의 악플이 쏟아지자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당 샘물교회 게시판과 한민족복지재단 홈페이지는 악플로 인해 운영이 잠정 중단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