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6월 29일 서해교전이 발생한 이튿날 평양 순안 비행장에 북한 군용 헬기 1대가 착륙했다. 헬기장에 고급 세단 1대와 중형 버스 1대가 미리 와 대기하고 있는 모습도 미국 정찰위성 KH-12에 포착됐다. 2대의 차량은 헬기에서 내린 사람들을 태우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군 정보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 헬기엔 북한 해군사령관 김윤심 대장과 참모들이 타고 있었다. 이들은 서해교전 직전 황해도 사곶 8전대 사령부로 날아와 작전을 직접 지휘, 감독한 뒤 이튿날 평양으로 복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해교전이 우발적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 북한군 수뇌부에 의해 주도면밀하게 계획됐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서해교전 때 우리 참수리 고속정 357호를 85㎜포로 선제 공격해 침몰시킨 북한 경비정 등산곶 684호에도 얽힌 사연이 많다. 등산곶 684호는 1999년 6월 15일 연평해전 때도 우리 고속정을 향해 선제 사격했으나 오히려 우리 고속정과 초계함의 공격으로 반파된 상태에서 북한 함정들의 도움을 받아 퇴각했던 함정이다.

귀순자 증언정보 등에 따르면 연평해전 때 등산곶 684호는 함장이 전사하는 등 큰 인명피해를 냈다. 북한 군당국은 보복을 위해 부상을 입은 뒤 복수심에 불타는 684호 갑판장을 새 함장에 임명, 3년 동안 복수의 기회를 엿보게 했다는 것이다. 684호의 새 함장은 서해교전 때 우리측의 응사(應射)로 전사했으며 뒤에 영웅 칭호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684호는 지난 2004년 7월에도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했다가 우리 해군의 경고사격을 받고 퇴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