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대표적 의기(義妓) 논개 초상화가 78번째 ‘표준 영정’에 오를 수 있을까?

전북 장수와 경남 진주가 논개 초상화의 표준 영정 선정을 위해 손을 맞잡고 뛰고 있다. 두 지역은 지난 해 공동 공모를 통해 윤여환 충남대교수(회화)의 논개 초상화를 ‘표준 영정 후보’로 선정, 최근 문화관광부에 심의를 의뢰했다. 문화관광부는 동상영정심의위원회(위원장 안휘준)의 심의를 거쳐 논개 초상화를 표준 영정으로 지정할 지 최종 결정한다. 동상영정심의위원회는 최근 유관순(1902~1920) 열사의 표준 영정도 바꾸기로 확정했다.

장수와 진주가 논개의 표준 영정을 공동으로 공모하게 된 것은 장수가 논개의 고향이고, 진주는 논개가 순국한 장소이기 때문. 장수와 진주는 이미 한국화가 김은호(1892~ 1979)의 논개 초상화를 전시·보관하고 있었는데, 두 작품 중 하나만을 선택할 수 없자, 공동 공모로 새 초상화를 마련하게 된 것.

우리나라에는 현재 표준 영정이 77개 있다. 단군 이후 을지문덕 이순신 정약용 이황 강감찬 김정희 윤봉길 등이다. 표준 영정 제작을 위해 문화관광부는 지난 96년 부 훈령으로 '동상영정심의규정'을 마련했다.

표준 영정은 역사적으로 본받을만한 선현을 대상으로 시도 등 지자체가 영정 작품을 문화부에 제출하면, 문화부가 동상영정심의위원회에 심의를 의뢰해 결정하게 된다. 대개 현대 작가가 그린 것이 표준 영정이 된다. 김정희 초상의 경우는 19세기 초상화가 이한철의 '김정희 영정'(1857년 제작·보물 547호)이 워낙 유명해서 그대로 표준 영정이 됐다.

위원회는 비상임 조직으로, 역사학자는 물론, 미술사나 복식사 전문가 등 총 11명이 활동하고 있다. 표준 영정은 있지만, 표준 동상은 없다. 안 위원장은 "동상은 보는 위치에 따라 비례미가 달라 보이고, 세부적인 표현도 하기 힘들기 때문에 표준 영정을 참고해서 동상을 만든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신사임당 표준 영정은 16세기 인물인데도 소매 폭이 좁고 저고리 길이가 짧은 등 18세기 이후 복장을 하고 있다"며 "남자의 경우 또 코에나 턱에는 수염이 많은데 구레나룻만은 유독 수염이 전혀 없는 인물도 보이는 등 표준 영정을 대대적으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