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이맘때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은 세계 주요국의 내로라하는 기업인, 정치인, 경제학자 등이 모여드는 지구촌 최대의 경제 관련 이벤트 중 하나.

올해 행사가 열린 26일 WEF의 발표회장 ‘세나다룸’에서 차기 영국 총리가 유력시되는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 옆에 앉아 있던 20대 여학생이 입을 열었다.

“교실당 학생 수를 보면 스위스는 12명인데, 모잠비크는 70명입니다. 교육이 평등해지지 않으면 세계화도 없습니다. 에이즈나 말라리아 기금처럼 ‘세계 교육 기금’ 마련을 공식 제안합니다.”

▲올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 한국 대표로 참가해 세계 교육 기금 마련을 공식 제안한 최유선씨(왼쪽에서 두번째).

회견장을 가득 메운 250여명 인사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주인공은 이화여대 국제학부 4학년 최유선(21)씨. 최씨의 발표를 들은 요르단의 라니아 왕비는 세계 교육 기금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WEF가 세계의 젊은 인재들에게 신선한 아이디어를 들어 보자는 취지에서 올해 처음으로 청년 대표 6명을 선발했고, 최씨가 그 중 한 명으로 뽑혔다. 아시아에서는 최씨가 유일하며, 역대 세계경제포럼 발표자 중 최연소자다. 최씨는 지구 온난화와 기후변화 분야 발표 때는 조지프 나이 美 하버드대 교수와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이에 앞서 최씨는 지난 17일 세계경제포럼이 의뢰해 영국문화원이 주최한 영국 그리니치 포럼에 한국대표로 참가했다. 이 행사는 세계경제포럼 참가 자격이 주어지는 '예선 대회'였다.

세계 49개국에서 모인 60명의 청년 대표들은 그리니치 포럼에서 '세계화와 교육'이란 주제로 4일 동안 토론을 벌였고, 최씨는 마침내 6장의 다보스행 티켓 중 하나를 획득했다.

최씨는 영어에 능통하다. 한국토론협회(KDA)에서 주최한 2005년 한국 대학생 토론대회에서 1등을 했고, 지난해 7월에는 대만 가오슝 웬자오 대학에 초청돼 영어 토론 강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부친 최진영 고려대 교수(컴퓨터공학부)를 따라 미국에서 10년, 일본에서 2년을 공부한 최씨는 "어릴 적부터 선진국 사회·문화를 경험하고 영어 토론에 익숙한 것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