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꼭꼭 닫아 놓았던 성적(性的) 본능, 리비도(libido)를 파헤친 근대정신분석학의 대가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도 자신의 리비도는 억누르지 못했던 것일까. 프로이트 연구학계에서 100여년간 논쟁이 됐던 프로이트와 그의 처제 민나 베르나이스(Minna Bernays)와의 ‘밀애(密愛)’ 여부가 스위스 한 호텔에 간직된 낡은 숙박부에서 사실로 확인됐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24일 보도했다.

프로이트와 9년 연하 처제 사이의 ‘부적절한’ 관계는 심리학자 카를 구스타프 융(Jung)이 1957년 “프로이트가 처제를 사랑했고, 매우 ‘밀접한(intimate)’ 관계였다”고 말한 이래, 프로이트 연구학자들 간에 계속 논란이 됐다.

그러나 1898년 8월13일 스위스 알프스의 말로야의 한 호텔인 ‘슈바이처하우스’의 11호실에 프로이트(당시 42세)가 처제(〃33세)와 투숙하면서 갈겨쓴 ‘프로이트 박사와 아내’(Dr Sigm Freud u frau)라고 쓴 자필 서명이 공개되면서 이 논란은 종지부를 찍게 됐다고 NYT는 24일 보도했다.

프로이트의 아내 마르타는 처제가 따라간 이 여행을 알고 있었지만, ‘성격’은 알지 못했다. 프로이트는 투숙한 날 아내에게 보낸 엽서에서 “누추한 곳에 묵었다”고 썼지만, 슈바이처하우스는 이 인근에서 두번째로 좋은 호텔이었다.

당시 프로이트는 처제와 한 침대를 썼을 뿐 아니라, 이런 낯선 곳으로의 여행에선 처제를 ‘아내’로 내세웠다. 이 숙박부는 프로이트를 추적해 온 하이델베르크대의 한 사회학자가 발견했다.

프로이트는 리비도를 삶의 에너지로 표현했지만, 자신의 리비도에 대해선 은폐하려고 했다. 프로이트는 1915년 미 신경학자 제임스 푸트먼(Putman)에게 보낸 편지에서 “나는 훨씬 자유로운 성생활을 지지하지만, 실제 생활에서 그렇지 못했다”고 썼다고 NYT는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