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는 연예인이라면 누구나가 하고 싶은 영역이다. 특히 주가를 설명할 때 늘 따라붙는 것이 '몇 건의 광고에 출연하고 있는가'이다. 그만큼 CF는 단순한 부수입 뿐만 아니라 명예도 함께 따른다.

한데 CF와 연기자의 길을 명확하게 구분짓는 스타들도 있다.

지난해 배우 전도연이 '너는 내 운명'으로 각종 영화제를 휩쓸었을 때 든 의문 하나. 왜 전도연은 광고출연을 많이 안할까? 동급의 다른 여배우들이 알짜배기 광고들을 꿰차며 쏠쏠한 부수입을 올리고 있는 것과는 퍽 대조적인 행보다.

전도연은 지난해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 이후 화장품과 아파트 광고 계약을 '조심스럽게' 했을 뿐이다. 최근 전파를 타고 있는 한국타이어 광고의 출연료는 한국영화 발전기금으로 내놨다.

김혜수도 광고를 남발하지 않는 톱스타 중 하나다. 오랫동안 붙박이 모델로 활동해온 소망화장품 외엔 이미지 광고에 단발로 짬짬이 출연한다. 따라서 '김혜수=광고'란 이미지는 거의 없다. 두 여배우가 광고에서 몸을 '사리는' 이유는 '배우'란 직업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일단 굵직굵직한 기업광고를 하게 되면 배우로서 운신의 폭이 좁아진다. 바꿔 말하면 광고계가 그다지 '열광'하지 않는다는 뜻도 되겠다. 이들처럼 캐릭터의 스펙트럼이 무한한 여배우는 자칫 광고주의 이미지를 깎아내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타짜'에서 '정마담' 김혜수가 펼친 올누드 열연이나, '너는 내 운명'에서 전도연이 실감나게 보여준 에이즈 걸린 '다방 아가씨' 역할은 광고주들이 '질색팔색'하는 캐릭터다.

영화나 브라운관에서는 거의 활약을 보이지 않지만, 광고에서만큼은 엄청난 '파워'를 자랑하는 몇몇 여배우들의 경우 광고 때문에 꺼리는 배역도 많다는 후문이다. 예전엔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투혼을 보이던 모 여배우가 주르르 엮인 광고 때문에 최근 영화 촬영장에서 '까칠하게' 굴어 스태프들의 원성을 산 얘기도 유명하다.

"광고에 연연하다가는 내가 하고 싶은 역할을 마음껏 고를 수 없다"며 "난 배우지 모델이 아니다"라는 전도연의 말이 의미심장하다.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