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절반은 중국 하얼빈(哈爾濱) 사람이다."

28일 총선에서 이긴 이스라엘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의 3대(代)에 걸친 중국 하얼빈과의 '인연'이 화제다. 처음 하얼빈으로 건너간 사람은 그의 할아버지 요셉 올메르트. 1917년 유럽의 유대인 박해를 피해 이주했다.

철도관리원, 차 상인으로 일했던 그의 조부는 하얼빈을 '제2의 고향'으로 여기며 지내다 1941년 현지에서 사망했다. 할머니도 그곳에서 사망해 조부모의 무덤은 하얼빈 유대인 공동묘지에 있다.

또 올메르트 총리의 부친은 하얼빈공대를 졸업하고, 현지에서 중국어와 러시아어 교사로 일했다. 올메르트 총리는 "1938년 이스라엘 건국을 위해 중동으로 돌아온 후에도 아버지는 하얼빈을 잊지 못해 중국어로 하얼빈 얘기를 하거나 손자들에게 중국 고사를 전해주었다"고 말했다. 그의 부친은 유언도 중국어로 남겼다.

올메르트 총리의 형은 주중 이스라엘대사관 공사로 일하면서 하얼빈에 이스라엘 과학기술합작시범농장·젖소 우량종 번식센터·화훼 공단·농산품가공기지 설립을 추진했다. 선대가 받은 은혜에 대한 일종의 '보답'이었다.

이스라엘에서 태어난 올메르트 총리는 중국어를 구사하지는 못하지만, 2001년부터 헤이룽장성 사회과학원 유대인연구센터 대표단이 4차례 이스라엘을 방문할 때마다 직접 만나 환대했다.

그는 2004년 6월 제1부총리 시절 하얼빈을 처음 찾았을 때도 조부의 묘를 찾았다. "부모와 조부모가 하얼빈에 사는 동안 중국인들이 따뜻하게 대해줬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나도 중국 문화와 역사에 깊은 이해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하얼빈에는 1920년대 당시 유대인들이 2만여 명까지 살았으며, 지금도 유대인 공동묘지와 교회당, 유대인학교 등이 남아있다고 홍콩 문회보(文匯報)가 31일 보도했다.

(홍콩=송의달특파원 edso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