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2008 대입제도 定着정착 추진단'이라는 것을 만들기로 했다. 이 추진단을 앞세워 오는 2008학년도 입시에서 각 대학들이 內申내신 비중을 높이고 논술과 면접 비중은 낮추라고 압력을 가할 작정이다. 얼마 전에는 해외토픽에나 나옴 직한 '논술 가이드라인'이라는 잣대를 꺼내들어 일부 대학의 입시문제를 시비하더니, 이젠 아예 전 대학의 입시를 입맛대로 한 틀에 짜맞춰 보겠다고 나선 것이다.

지금의 고2 학생부터 적용되는 2008 입시는 수능시험 반영을 점수제에서 등급제로 바꾸고, 학교생활기록부 성적란에 수·우·미·양·가 평가가 아닌 실제 점수와 등급을 記載기재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이렇게 해서 수능시험의 영향력을 떨어뜨리고 내신위주의 대입전형을 유도한다는 취지다.

실제로 수능을 9등급제로 바꾸면 1등급 수험생만 무려 2만4000명이나 돼 이들 사이의 優劣우열을 가릴 길이 없어진다. 그렇다고 대학들이 전국 2000여개 고등학교에서 보내오는 내신 성적표를 전적으로 믿고 여기에만 의존하기도 어렵다. 대학들이 논술·면접을 강화하려고 하는 것은 이런 현실에서 나온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그런데도 교육부는 우격다짐으로 그걸 막겠다고만 하고 있다.

교육부는 이렇게 해야 공교육 정상화, 다시 말해 사교육이 억제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지난 수십년간 고교평준화를 포함해 사교육비 줄이자고 입시제도를 바꿔서 성공한 예가 없다. 2008 입시계획이 발표된 후에도 학원가는 커리큘럼만 수능시험 대비에서 학교시험 대비로 바뀌었을 뿐이다. 학원은 여전히 미어터진다. 이걸 모를 리 없는 교육부가 난데없는 추진단까지 만들어 가며 목을 매는 까닭이 대체 무엇인가. 2000여개 고교 사이의 학력차가 분명한데 눈 가리고 아웅 한다고 그 차이가 없어질 리가 없다.

대학은 누구나 받아들여 가르쳐야 하는 의무교육기관이 아니다. 대학에 갈 만한 인재를 모아 공동체 발전에 기여할 전문인으로 길러내는 곳이다. 대학이 우수한 학생을 뽑을 기회를 기를 쓰고 막는 것은 '교육저지부'이지 교육부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