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4차례 시리즈로 보도한 '스웨덴 교육혁명' 기사를 읽으면 스웨덴의 公敎育공교육은 정말로 학부모를 받들어 모시는 제도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우선 스웨덴 학부모는 전국 6000개 초등(6년제)학교와 고교의 학업성취도 수준을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다. 국가가 관장하는 학력평가에서 어떤 학교의 평균성적이 얼마나 되는지에 관한 정보가 신문에 그대로 실리는 것이다. 고교는 과목별 성취도까지 공개된다.

학부모는 이런 정보를 종합해 자녀를 어느 학교에 보낼지 결정하게 된다. 그래서 좋은 고교는 입학 경쟁률이 5 대 1이나 된다. 고교까지 의무교육이어서 공립이건 사립이건 수업료를 따로 받는 것은 아니다. 학교는 학생들이 낸 교육쿠폰(voucher)의 숫자만큼 정부로부터 학교 운영자금을 받아내는 시스템이다. 학부모가 외면해 학생 수가 줄면 학교는 망하게 된다.

학교들은 다양한 커리큘럼으로 '교육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음악이나 미술을 특별히 신경 써서 가르치는 학교가 있고 과학을 집중해서 가르치는 학교가 있다. 공립학교인데도 교사 65명 중에 20명이 외국인이고 수업을 스웨덴어로 들을지 영어로 들을지 선택할 수 있게 한 학교도 있다. 학생들은 자기가 배우는 수업이 有益유익한지를, 학부모는 어떤 교사가 더 뛰어난지를 평가하고 있다. 학교들은 예비 학부모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수업도 미리 선보이고 지역 설명회까지 연다고 한다.

스웨덴의 교육개혁은 1992년 학부모가 자기 자녀를 어느 학교에 보낼지 선택할 수 있게 한 '스쿨 초이스(school choice)' 제도를 도입하면서 시작됐다. 그 전까지는 우리의 平準化평준화 제도처럼 거주지 근처 학교를 추첨으로 배정받았다. 여론조사를 해보면 학부모의 90% 이상이 스쿨 초이스를 지지하고 있다. 교원노조조차도 "교사들이 스트레스를 받고는 있지만 교육발전에는 좋은 제도"라고 말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학부모는 자녀가 다닐 학교를 고를 수가 없고, 어떤 교사가 유능한지 평가를 할 수도 없고, 어느 학교가 잘 가르치는지에 관한 자료도 교육당국이 '對外秘대외비'로 취급해 알 수가 없다. 대한민국 학부모들도 이제는 자녀교육의 主人주인 자리를 찾는 운동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