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가 피렌체 출신의 이탈리아 탐험가 아메리고 베스부치의
이름에서 유래됐음은 알려져 있다. 그는 1499년에 지금 뉴스의 초점이
되고 있는 남미 베네수엘라를 탐험했고 1501년에는 브라질을 탐험했었다.
독일의 지리학자 뮤러가 1507년에 출판한 '세계지(世界誌)서론'에서
신대륙을 아메리카로 부를 것을 제창, 정착된 것이다. 아메리고의 라틴말
이름 아메리쿠스의 어미를 지명 접미사(接尾 )인 '아'로 바꿔 지명으로
삼은 것이다.

이 아메리카가 한문어권에 도입되면서 여러 갈래의 표기가 생겨났다.
중국의 옛 지지(地誌)인 '해국도지(海國圖誌)'에 미국은
아묵리가(亞墨利加) 미리가(美理哥) 아미리가(亞美里加)
미리견(美利堅·彌利堅·米利堅)으로 나온다. 철종6년(1855) 통천에
표류한 서양 오랑캐를 중국에 이송했는데 호송관이 북경에 가서야
화기국(花旗國) 사람임을 알았다 했다. 성조기를 성화기(星花旗)라 했고,
이를 줄여 미국을 화기국이라고도 볼렀음을 알 수 있다.

고종3년(1866) 부산진에 들어온 미국 상선에 대한 부산첨사(僉使)의
필담(筆談) 보고에서 미국(美國)이란 말이 처음 등장한다. 통역관을
뜻하는 미국전어관(美國傳語官)이란 말도 나온다. 그 후 제너럴셔먼호
소각사건 때 실록에 미국인(美國人)이란 말이 나오며, 영의정 김병학이
미국 동양함대가 일으킨 신미양요(辛未洋擾)를 임금에게 보고할 때
'미리견(彌利堅)은 단지 부락이었던 것을 화성돈(華盛頓)이란 자가
성지(城池)를 만들어…' 운운했다. 공식문서에
육나사질국(育奈士迭國)이란 호칭도 있는데, 이는 합중국 곧 유나이티드
스테이츠의 한문표기다. 아미리가나 미리견을 간추린 미국의 한문 표기가
중국과 한국에서 미국(美國)인데 일본에서는 미국(米國)으로 달리
표기해왔다. 미국(米國)은 1854년 미·일수교조약 때 공식호칭으로
아미리가합중국(亞米利加合衆國)으로 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순종실록에
'영로미(英露米) 총영사를 접견했다'는 기사가 있는 것으로 미루어
미국(米國) 표기도 없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한 시민단체에서
미국(美國)은 이제 더 이름다운 나라가 아니다 하고 미국(米國)으로 바꿔
쓰자는 제안서를 요료에 제출했다는 보도가 있어 그말들의 궤적을
더듬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