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벨기에는 유사점이 많습니다. 역사나 지정학적으로도 주변
열강의 틈바구니에 끼어 시련을 겪은데다 양상은 다소 다르지만 내부의
분열도 겪고 있습니다. 서로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조정원(54) 경희대 총장은 한국·벨기에 수교 100주년을 맞아
11일과 12일 수원캠퍼스에서 국제 학술회의를 갖는다. 「유럽·아시아
지역 협력과 한국·벨기에 관계의 전망」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학술회의는 경희대와 벨기에 루벵대학교가 함께 주관한다. 국가 차원의
공식 행사를 대학이 주관하게 된 것은 조 총장과 벨기에와의 인연도
한몫을 했다.

조 총장은 지난 70년대 벨기에 루벵 대학교에 유학해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또 현재 한국·벨기에 친선협회 회장도 맡고 있다. 조 총장은
『벨기에는 인구 규모는 적지만 프랑스어권과 네덜란드어권 주민이 서로
갈등과 분열을 겪기도 했다』며 『분단국가인 우리도 그들의 경험을
들으며 서로 통합하는 지혜를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총장은 이번 학술회의에 EU 집행위원회 분쟁예방 전문가 앙드레
프로니에 교수 등과 정종욱 전 중국대사, 박수길 전
주미대사 등 양국의 지역 전문가들이 참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북한
대사를 겸임하고 있는 쿤롸드 루브르와 벨기에 대사도 참석한다.
벨기에는 지난 1월 북한과 공식 외교관계를 수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