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를 선언한 여선웅 전 청와대 청년소통정책관, 박지현 전 민주당 비대위원장, 전은수 변호사. /민영빈 기자·뉴스1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MZ세대’는 86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험지에 도전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선거마다 반복된 야권의 ‘세대교체론’이 이미 옥토를 차지한 86세대와 97세대 간 자리다툼으로 비화하면서, 청년 정치인들이 밀려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경기 성남 분당갑에서는 원외 정치인들의 경선이 예상된다. 부동산 스타트업 ‘직방’ 부사장을 지낸 여선웅(41) 전 청와대 청년소통정책관(2급 선임행정관)이 출마 선언을 한 데 이어, 김지호(47) 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부실장이 출사표를 냈다. 신당 ‘세 번째 권력’에 합류한 류호정(32) 전 정의당 의원도 이 지역 출마를 준비 중이다. 이 지역 현역은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다. 야권 열세 지역에 상대적으로 이름을 알린 청년 정치인들만 몰려들고 있는 모습이다.

박지현(28)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작년 11월 서울 송파을(현역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 출마를 선언했고 적격 판정을 받았다. 그는 비대위원장을 지낸 2022년 지방선거 때 ‘86 용퇴론’을 주장했다가 당내 반발에 사과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여 전 행정관도 지난해 본지 인터뷰에서 당내 운동권 주류 세계관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86들이) 이번에 다시 총선에 나가겠다면 새로운 정치적 목표를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인재 영입 7호’로 영입된 전은수(39) 변호사도 민주당 험지인 울산 남구에서 출마한다는 계획이다. 울산에서 자란 전 변호사는 줄곧 이 지역에서 변호사 활동을 해왔다. 울산 남구에서는 민주당 인사들이 한 번도 당선되지 못했다. 통상 영입 인재는 비례대표 혹은 상대적으로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전략 배치되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이 같은 MZ 정치인들의 험지 출마는 너무 굳건한 ‘현역 어드밴티지’를 극복하지 못한 탓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일부 청년 정치인이 86 운동권 인사들과 대결 구도를 만드는 것도 검토했으나 사실상 스스로 포기했다”며 “정치적 미래를 생각해서라도 압도적 다수인 ‘운동권 선배들’에게 덤비는 게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야당 우세 지역을 차지하고 있는 현역 의원들을 피하다 보니 험지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