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발언으로 더불어민주당 윤리감찰단의 조사를 받고 있는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피해자와 합의 중이라는 내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피해자 실명을 공개했다. 15일 당내에서는 “명백한 2차 가해”라는 비판이 나왔다.
친명계 인사인 현 부원장은 경기 성남 중원 출마를 준비 중인데, 최근 같은 지역의 이석주 예비 후보와 그의 비서 A씨에게 “너희 부부냐” “같이 사냐”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현 부원장은 지난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아직 합의가 된 것은 아니지만 어렵게 대화를 시작했다”고 알리면서 이 글에 A씨 실명을 포함시켰다.
같은 날 이석주 예비 후보는 현 부원장과 함께 작성 중인 듯한 합의문을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현근택은 사과하고, 이석주와 A는 현근택의 출마 자격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공개한 합의문에는 현 부원장과 이 예비 후보의 서명만 있을 뿐 A씨의 서명은 없었다. A씨는 합의문이 공개되자 받아들일 수 없다며 “또다시 당했다는 생각에 참 씁쓸하다”고 했다.
민주당에선 공천 심사를 앞두고 성 비위 시비가 계속되고 있다. 강위원 당대표 특보는 15일 후보 검증 신청을 철회했다. 강 특보는 이 대표의 측근으로 꼽히지만 과거 성추행과 2차 가해 전력으로 후보 자격 논란이 있었다. 강 특보는 그동안 ‘당 규정상 문제없다’는 입장이었지만 이날 입장문에서 “저로 인해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 총선 승리 전략을 흔들게 둘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에서 정봉주 전 의원과 강위원 특보, 현근택 부원장을 ‘성 비위 의혹 3인방’으로 부르며 “이들에 대한 조치를 주저하거나 회피하면 망하는 길로 갈 것”이라고 했다. 정 전 의원은 지난 2018년 성추행 의혹으로 논란을 빚었다. 이번 총선에서 박 의원 지역구(서울 강북을)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한편 보복 운전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아 더불어민주당 총선 후보자 심사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이경 전 부대변인은 이날 자신에 대해 ‘기소 의견’을 냈던 현직 경찰관을 고소했다. 이 전 부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고소 사실을 밝히면서, 경찰이 제대로 수사를 하지 않은 게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 전 부대변인은 자신의 결백을 입증하겠다며 여의도에 대리기사를 찾는 현수막을 걸고, 지난달에는 “대리운전기사 업체 9700곳을 모두 찾아가겠다”고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