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장 후보로 지명된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이 6일 오후 청렴리더십 특강을 위해 방문한 충북 청주시 서원구 국민권익위원회 청렴연수원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은 6일 김홍일(67) 국민권익위원장을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로 지명했다. 김 후보자는 윤 대통령이 검사 선배 중 가장 신뢰하는 인물로 꼽을 정도로 각별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인선을 발표하며 “김 후보자는 어려운 삶의 경험을 바탕으로 공명정대하면서도 따뜻한 법조인으로 공평무사하게 업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대검 중수부장 시절 중수2과장이었던 윤 대통령의 직속상관이었다. 윤 대통령은 주변에 “김홍일은 대틀(틀이 크다)”이라고 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이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이 사퇴하면서 갑작스레 공석이 된 방통위에 가장 믿을 만한 ‘구원투수’를 투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후보자는 지난 7월 국민권익위원장에 임명돼 전임 전현희 전 위원장 시절 윤석열 정부와의 갈등을 봉합하며 조직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공정한, 독립적인 방송·통신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1956년 충남 예산에서 2남 2녀 중 맏이로 태어났다. 초등학교 때 어머니를, 고등학교 때 아버지를 여의고 농사일과 과외를 하며 동생들 생계를 챙기고 학비를 마련했다고 한다. 당시 예산고 교장이 요리 사업가인 백종원씨의 부친 백승탁씨다. 백씨가 김 후보자를 교장 사택에서 지내도록 배려하면서 김 후보자가 백종원씨를 가르친 인연도 있다고 한다.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이 6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지명을 받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소감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후보자는 1972년 예산고를 졸업했지만 1975년이 돼서야 전액 장학생으로 충남대 법대에 입학했다. 그는 2004년 월간조선 인터뷰에서 “고등학교 2학년 때 세 동생을 맡게 됐고 왜 그렇게 추웠는지 모르겠다. 동지섣달 대밭을 울리며 불어대는 찬 바람을 견디며 살았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1982년 사법시험 합격 후 검찰 내 대표적인 강력·특수통으로 불렸다. 대검 강력과장, 서울중앙지검 3차장, 대검찰청 마약조직범죄부장 등을 지냈다. 2009년 대검 중수부장 때 부산저축은행 비리 수사를 이끌었고 2013년 부산고검장을 끝으로 검찰을 떠나 변호사로 활동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 후보자 지명에 대해 “모든 자리에 특수통 검사들로 채우려고 하느냐”며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김 후보자는 윤 대통령의 검사 재직 시절 직속상관으로, 윤 대통령을 필두로 한 ‘검찰판 하나회’ 선배”라며 “방송·통신 관련 커리어나 전문성이 전혀 없는 특수통 검사가 어떻게 미디어 산업의 미래를 이끌어간다는 말이냐”고 했다. 민주당 언론자유대책특별위원회도 “‘언론 장악 기술자’가 실패하자 이번엔 특수통 검사로 ‘방송 장악 돌격대’ 삼겠다는 것이냐”고 했다. 정의당 강은미 원내대변인은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이 저주한 대로 ‘제2의 이동관’이 끝내 나타났다”며 “김 후보자 지명은 제2의 ‘이동관 탄핵’을 맞게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