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의원회관 9층 복도에서 자전거를 타는 유정주 민주당 의원/독자 제공

한동훈 법무장관을 향해 “정치를 후지게 만드는 너”라고 막말했던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하루 만에 “불편했던 분들에게는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장관님(표현)은 차마 글에서도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유 의원은 15일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관 한동훈을 개인이 아니라 국회에서 봤는데, 칼도 들고 언변까지 투덜이 스머프 같은 흔치 않은 인간형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제가 말한 ‘한동훈스럽다’는 지금 정권의 태도를 풍자한 것”이라고 했다.

전화를 많이 받았다는 그는 자신을 비판하는 이들을 향해 “한동훈 장관이 너무나 좋다면 응원하라. 단지 그의 태도와 말본새를 듣다 듣다 한마디 했을 뿐”이라고 했다. 이어 “좋아하는 분들, 파이팅하세요. 자유!”라며 비꼬듯 말했다.

유 의원은 “노무현, 김대중, 문재신(문재인 대통령의 오타로 보임) 대통령을 꼬아 부른 흉측함에 ‘너’가 비교나 되느냐”며 “저도 자중할 테니 입에 담긴 힘든 혐오적인 어휘로 정치인들을 부르지 말기로 약속하자”고 했다.

유정주 의원이 15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유 의원 페이스북

유 의원은 또 “제가 한동훈 장관에게 ‘너’라고 말한 것이 괘씸하십니까. 알겠습니다”라며 “유정주 의원은 한동훈 장관이 싫어요? 네”라고 했다.

온라인에선 ‘이해할 수 없는 글’ 이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싸이월드 감성인가” “의식의 흐름을 적었나” “보그XX체(한껏 멋을 부렸지만 무슨 소리인지 알아볼 수 없는 글)냐” “문재인 대통령 이름 오타는 너무한 거 아닌가” 등이었다.

유 의원은 지난 13일 밤에는 페이스북에 “그닥 어린 넘도 아닌, 정치를 후지게 만드는 너는, 한때는 살짝 신기했고 그다음엔 구토 났고 이젠 그저 #한(동훈)스러워”라는 글을 올렸다.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경의중앙선 지하화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1975년생인 유 의원은 48세로, 한 장관(50세)보다 두 살 어리다.

유 의원은 만화 ‘머털도사’의 제작자인 유성웅 감독의 딸로, 동국대 영상대학원에서 영화영상제작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사단법인 한국애니메이션산업협회 회장을 지낸 뒤, ‘여성’ ‘문화계’ 등의 수식어를 받으며 2020년 총선에서 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유 의원은 지난 1월 국회 의원회관 복도에서 자전거를 타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근무 시간, 그것도 실내 공간에서 자전거를 타는 모습을 본 다른 의원실 관계자들은 비상식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당시 유 의원 측은 “보좌관들이 생일선물한 자전거”라며 “유 의원이 자전거를 탄 지 오래됐다며 잠깐 타본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