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3회 국회(임시회) 제8차 본회의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2023.2.27/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최소 31표에 달하는 이탈표가 대거 나오면서 당내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비명(비이재명)계에선 “이재명 방탄 단일대오에 대한 불만이 드러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고, 일각에선 분당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한 비명계 의원은 27일 통화에서 “그동안 지도부가 모든 당력을 이 대표 방탄 체제 유지에 집중해 왔던 것 아닌가”라며 “여기에 따른 불만이 오늘 무기명 투표에서 표출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다음 번 검찰이 이 대표 체포동의안을 국회로 보낸다면 100% 가결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이날 이 대표 체포 동의안은 여야 의원 297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139표, 반대 138표, 기권 9표, 무효 11표로 부결됐다. 가결 요건(149표)보다 10표가 모자라 부결됐지만, 다음 번 체포동의안 표결이 이뤄진다면 기권이나 무효표를 던진 민주당 의원들 상당수가 찬성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비명계 일각에선 이 대표가 스스로 거취를 결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다른 비명계 의원은 “이번 표결에서 의원들이 이 대표와 지도부를 불신임한다는 민심이 확인됐다”며 “이 대표 스스로 거취 결단하는 것을 기다리는 분위기가 되리라 본다”고 했다. 일각에선 분당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스스로 거취를 결단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데, 그렇다면 분당 사태가 현실화할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했다. 2003년 열린우리당 분당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친명계에선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다. 한 친명계 의원은 분당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당 대표가 이 정도로 호소했는데도 여당과 보조를 맞추는 사람들과 같이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친명 성향 김우영 강원도당위원장은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제거를 위한 대장동 음해세력의 실체가 드러났다. 민주당내 암약하는 그림자 세력, 밀정”이라며 “가결에 표를 던진 자들은 더 추해지기 전에 실체를 고백하고 옷을 갈아 입으시라”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3회 국회(임시회) 제8차 본회의에서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 관련 신상 발언을 하고 있다./국회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