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최소 31표에 달하는 이탈표가 대거 나오면서 당내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비명(비이재명)계에선 “이재명 방탄 단일대오에 대한 불만이 드러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고, 일각에선 분당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한 비명계 의원은 27일 통화에서 “그동안 지도부가 모든 당력을 이 대표 방탄 체제 유지에 집중해 왔던 것 아닌가”라며 “여기에 따른 불만이 오늘 무기명 투표에서 표출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다음 번 검찰이 이 대표 체포동의안을 국회로 보낸다면 100% 가결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이날 이 대표 체포 동의안은 여야 의원 297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139표, 반대 138표, 기권 9표, 무효 11표로 부결됐다. 가결 요건(149표)보다 10표가 모자라 부결됐지만, 다음 번 체포동의안 표결이 이뤄진다면 기권이나 무효표를 던진 민주당 의원들 상당수가 찬성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비명계 일각에선 이 대표가 스스로 거취를 결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다른 비명계 의원은 “이번 표결에서 의원들이 이 대표와 지도부를 불신임한다는 민심이 확인됐다”며 “이 대표 스스로 거취 결단하는 것을 기다리는 분위기가 되리라 본다”고 했다. 일각에선 분당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스스로 거취를 결단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데, 그렇다면 분당 사태가 현실화할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했다. 2003년 열린우리당 분당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친명계에선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다. 한 친명계 의원은 분당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당 대표가 이 정도로 호소했는데도 여당과 보조를 맞추는 사람들과 같이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친명 성향 김우영 강원도당위원장은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제거를 위한 대장동 음해세력의 실체가 드러났다. 민주당내 암약하는 그림자 세력, 밀정”이라며 “가결에 표를 던진 자들은 더 추해지기 전에 실체를 고백하고 옷을 갈아 입으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