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4일 서울에서 대규모 장외 집회를 열고 윤석열 정권을 공격했다. 이재명 대표 검찰 조사를 계기로 열린 이번 장외 집회는 2016~2017년 촛불 집회 이후 6년 만이다. ‘총동원령’을 내린 당 지도부는 의원 100여 명이 참석한 장외 투쟁이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했고, 강경파를 중심으로 장외 투쟁을 정례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당 일각에서는 “169석 거대 야당은 거리가 아닌 원내에서 싸워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4일 서울 중구 숭례문 앞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민생파탄 검사독재 규탄대회'에서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2.4/뉴스1

당 핵심 관계자는 5일 본지 통화에서 “전국 당협에서 상당히 많은 당원이 참석했고 윤석열 정권을 향한 성난 민심을 확인했다”며 “민생 파탄은 놔두고 ‘이재명 죽이기’에만 나선다면 2차, 3차 집회도 열 수 있다”고 했다. 이날 집회에는 민주당 추산 30만명, 경찰 추산 2만명이 참석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번 집회가 전국을 돌며 진행 중인 ‘경청투어 국민보고회’를 명목으로 열렸기 때문에 아직 국민보고회가 열리지 않은 경기 지역에서 또다시 대규모 장외 집회를 열 수 있다는 입장이다.

친명·강경파 그룹은 더 나아가 장외 집회를 정례화하자고 했다. 한 친명계 의원은 “역시 현장에서 지지자들과 힘을 모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매주는 아니더라도 장기적으로 장외 집회를 계속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최근 회의에서 “주중 5일은 국회에서 일하고, 주말은 국회 밖에서 국민을 직접 만나야 한다”고 했었다.

하지만 이번 집회에 참석한 한 비명계 의원은 “당이 지금 내세우는 김건희 특검, 이상민 탄핵 모두 장외가 아닌 원내에서 해야 할 일 아닌가”라며 “검찰 수사에 맞서 한 번 정도는 장외 집회를 할 수 있다고 보지만, 더 이상의 장외 투쟁은 역풍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했다. 장외 투쟁에 부정적이었던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도 본지 통화에서 “계속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이번 장외 집회에 100여 명의 의원이 참석한 것을 두고도 해석이 엇갈렸다. 친명계는 “지난번 이 대표 첫 검찰 소환 때 40여 명의 의원이 나온 것에 비해 훨씬 많은 숫자”라고 했다. 반면 행사에 불참한 한 비명계 의원은 “이 대표 방탄이라는 비판을 넘어 대선 불복 프레임에 걸릴 수 있다”며 “당에서 총동원령을 내렸지만 상당수의 의원이 불참한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번 장외 집회에서 “윤석열 검사독재 정권에 경고한다”며 “이재명은 짓밟아도 민생을 짓밟지는 말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