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가 기승을 부리는 것은 인터넷과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보수·진보 성향을 가리지 않고 더 자극적인 콘텐츠로 경쟁하려는 상황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적 극단에 있는 이용자들이 자극적 콘텐츠일수록 열광하고 플랫폼의 알고리즘과 수익 구조 등이 이런 경향을 증폭시키면서 가짜뉴스가 자라는 토양이 됐다는 것이다.

대선이나 총선이 다가오면 정치 유튜버와 관련 콘텐츠가 폭증하는데 유튜버 등은 소비자 시간을 붙잡기 위해 이전에 없던 자극적 콘텐츠를 내놓아야 한다는 강박을 갖게 된다. 지난 5~6월 문재인 전 대통령이 귀향한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는 셀카봉을 든 유튜버들이 대거 몰려 사저를 향해 욕설을 퍼부으며 경찰과 충돌하는 장면을 종일 생중계했다. 키워드에 ‘평산마을’이 포함된 30여 개 라이브 방송에서만 한달 간 수천만원의 후원이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다. 4월에는 구독자 80만명이 넘는 한 채널 관계자들이 조국 전 법무장관 딸 조민씨가 근무 중인 병원 식당에 진입해 카메라를 들이대고 인터뷰를 시도했다가 논란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유튜버에게 조회수는 곧 돈이고 ‘좋아요’가 올라갈수록 수익도 더 생긴다”며 “누가 더 자극적 콘텐츠를 만드느냐는 경쟁을 하게 되는 구조”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좌우를 가리지 않고 자극적인 콘텐츠들이 확산하면서 진위 확인은 뒷전으로 밀리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가짜뉴스가 기승을 부리는 토양이 된다”고 했다. 정치 성향이 강한 온라인 채널 등이 기름을 부으면 ‘자극’을 넘어 ‘가짜’ 콘텐츠로 변질되는 경우가 많다. ‘이태원 참사’ 당시 구독자 30만명이 넘는 친야 성향 채널이 긴급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는 윤 대통령 사진이 합성 등 조작이 의심된다는 취지의 주장을 올렸다. 이후 친야 성향 정치평론가 등이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은 어디에 있었냐”라고 동조하면서 ‘윤 대통령이 회의 주재를 안 했다’는 가짜뉴스가 생성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