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왼쪽)과 황운하 국회의원. /뉴스1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모욕죄로 고소한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4월 형법상 모욕죄를 삭제하자는 법안을 공동 발의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12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4월 8일 최강욱 당시 열린민주당 의원은 형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김남국‧황운하 민주당 의원 등 9명이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개정 법률안의 주요 내용은 형법 제311조 모욕죄를 삭제하는 것이다. 제안 이유에는 “형법에서 말하는 ‘모욕’의 범위는 광범위해 헌법상 보호받아야 할 표현의 자유까지 규제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국가가 모욕이라는 광범위한 개념을 잣대로 표현의 허용 여부를 재단하지 못하도록 모욕죄를 삭제해 형사처벌 받지 않게 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황 의원은 지난 7일 한동훈 장관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자신과 방송인 김어준씨를 ‘직업적 음모론자’라고 지칭했다며 모욕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지난 2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진행자 김어준씨가 이태원 참사의 원인이 정부의 마약 단속으로 이태원 현장에 기동대가 배치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펼치자 황 의원은 “한 장관이 마약 (수사) 인력을 안 줄이려고 마약의 실태를 좀 부풀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한 장관은 “김씨나 황 의원과 같은 ‘직업적 음모론자’들이 이 국민적 비극을 이용해 정치 장사를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황 의원은 페이스북에 “한 장관의 발언은 현행범으로 체포되어야 할 수준의 명백한 범죄”라며 “즉각 고소하겠다”고 했다. 당초 황 의원은 한 장관을 “즉각 공수처(고위공직자수사처)에 고소하겠다”고 했으나 민주당 주도로 통과한 공수처법상 고위공직자의 모욕 혐의는 공수처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논란이 일자 ‘공수처’ 부분을 삭제한 후 서울경찰청에 고소장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