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뉴스1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같은당 김의겸 의원이 제기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청담동 심야 술자리’ 의혹을 언급했다가 역풍을 맞았다. 한 장관이 “우 의원이 가짜뉴스 술자리를 언급한 걸 보고 굉장히 놀랐다”며 과거 ‘5·18 유흥주점 방문 논란’을 재소환한 것이다.

한 장관은 28일 오전 10시 정부과천청사 지하대강당에서 열린 77주년 교정의날 행사에 앞서 취재진을 만나 우상호 의원이 ‘심야 술자리’ 의혹에 대해 언급한 것과 관련 “그분이야말로 5·18에 유흥주점에서 여성에게 ‘쌍욕’을 한 걸로 알려진 분 아니냐”며 이 같이 말했다.

◇ 한동훈 장관이 언급한 ‘새천년NHK 사건’은?

우 의원의 유흥주점 방문 논란은 2000년 5월17일 밤 광주에서 벌어진 일로, ‘새천년NHK 사건’이란 이름으로도 알려졌다.

당시 386세대를 대표하는 정치인들은 ‘5·18 20주년 전야제’에 참석하기 위해 광주에 모였다가 ‘새천년NHK’란 이름의 유흥주점을 찾았다. 현장에는 우상호 의원을 비롯해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당시 의원들과 박노해 시인, 문용린 당시 교육부 장관 등이 있었다.

다수의 여성 종업원을 대동하고 술을 마시고 있던 이들은 해당 방에 들어온 임수경 전 의원을 손으로 거칠게 잡아 끌었다. 임 전 의원은 우 의원으로부터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들은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 사건은 임 전 의원이 한 인터넷 사이트에 ‘5월17일 밤 광주에서 있었던 일’이란 제목의 글을 올려 알려졌다. 사건 이후 박 시인은 낙향했고, 문 전 장관은 장관직을 사퇴했다.

이 논란은 우 의원이 지난해 4·7 서울 보궐선거에 출마하면서 다시 불거졌다. 상대 후보가 이 논란에 대해 언급하자 우 의원은 “제 인생에서 가장 후회하고 있는 일”이라며 “21년 전 일은 당시 진솔하게 국민에게 사죄드렸고 당사자들에게도 여러 번 사과드렸다. 마치 몸에 박힌 화살촉처럼 저를 경거망동 못하게 만드는 기억”이라고 말한 바 있다.

◇尹·韓 “가짜뉴스, 사과하라” vs 우상호 “야당 탄압”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은 지난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윤석열 대통령과의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했다. /뉴시스

최근 김 의원은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의 ‘심야 술자리’ 의혹을 제기했지만 두 사람은 “가짜뉴스”란 입장을 강하게 밝히며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 측은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은 떳떳하다면 (당일) 동선을 국민에게 낱낱이 밝혀라”며 맞서고 있다.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진실을 밝히잔 목소리도 나왔다.

일각에선 김 의원이 의혹에 대한 진위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국감장에서 해당 의혹을 꺼내 들었다는 비판을 제기했지만 여러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의원으로서 국무위원에게 할 수 있는 질문’이라는 입장이다.

우 의원도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한 장관의 참석 의혹을 물은 것은) 할 수 있는 질의”라며 “국회에서 자기와 공방을 한 국회의원을 고발하면 그것이야말로 야당 탄압이다. 만약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이 과거 국민의힘 의원을 고발했으면 뭐라고 했을까”라고 했다.

나아가 “윤 대통령이 워낙 술을 좋아하셔서 대통령이 된 다음에도 밤늦게까지 술자리를 한다는 제보가 많이 들어온다”며 “술 드시는 것은 좋은데 민심도 듣고 가까운 사람한테 스트레스를 푸는 것도 대통령도 인간이니까 (좋다). 그런데 너무 과음을 해서 일정까지 취소하는 일은 없도록 했으면 좋겠다. 저는 그런 조언은 야당 의원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