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이주호(61)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명했다. 박순애 전 장관 사퇴 이후 52일 만이다. 이 전 장관이 임명되면 안병영 전 장관에 이어 교육부 장관을 두 차례 역임하는 사례가 된다.

대구 출신인 이 후보자는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코넬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원, 정책대학원 교수로 일했다. 2004년 한나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거쳐 2007년 대선 때 이명박 후보의 교육 공약을 만들었다. 이후 교육과학문화수석, 교육부 차관·장관을 역임해 ‘MB 교육 정책 설계자’로 불린다. 입학사정관제(현 학생부종합전형) 확대, 대학 구조조정, 마이스터고·자사고 설립 등 파급력이 큰 정책들을 추진했다.

이 후보자는 줄곧 교육에서 ‘자율, 경쟁, 다양성’을 강조해 왔다. 대학과 초·중·고교는 규제하지 말고 자율을 주고, 수요자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학교를 만들며, 학교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자연스럽게 경쟁이 이뤄진다는 주장이다.

교육계 반대를 무릅쓰고 대학을 평가해 하위권 대학에 재정 지원을 끊는 대학 구조조정, 국립대 총장 직선제 폐지, 전국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공개 등을 밀어붙였다. 이 점이 ‘교육 개혁’을 강조하는 윤석열 정부와 코드가 맞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능력’과 ‘성과’를 지나치게 강조하고, 특히 최근 대학 업무를 국무총리실로 옮기는 등 사실상 ‘교육부 폐지’를 주장하는 보고서를 발표해 교육부 내에서 장관에 맞지 않는다는 불만도 나온다.

그는 올해 서울교육감 선거에 출마했다 사퇴했다. 지난 2020년부터 아시아교육협회 이사장을 맡아 교육 현장에 ‘AI(인공지능)’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맞는 인재를 기르기 위해선 다양화를 넘어 ‘개별화’ 교육이 이뤄져야 하고, AI 등 신기술을 적극 활용해 공교육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교원 단체는 그의 지명에 비판적 입장이다. 한국교총은 이 후보가 장관 시절 ‘교장 공모제’를 도입했던 것을 비판했다. 전교조는 “이 후보는 ‘경쟁’ ‘서열’ 등 경제 논리에 입각한 정책을 추진해 학생들을 무한 경쟁의 고통으로 밀어 넣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