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카터 행정부 시절 주한미군 철수 계획에 반대했다가 강제 퇴역한 고(故) 존 싱글러브 미국 예비역 소장의 동상이 내년 한미 동맹 70주년을 맞아 한국에 세워질 전망이다.

한미동맹재단 관계자는 5일 “내년 한미 동맹 70주년을 맞아 싱글러브 장군의 동상을 한국에 건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장소와 비용 문제 등은 보훈처와 적극적으로 협조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훈처는 아직 구체적 제안을 받거나 계획을 수립하지는 않았지만 내년이 한미 동맹 70주년인 만큼 이를 상징하는 차원에서 싱글러브 장군 동상을 세우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6·25 참전 용사인 싱글러브 장군은 1977년 카터 당시 미국 대통령의 주한미군 철수 계획에 반대했다가 본국으로 소환돼 강제 퇴역당한 인물이다. 1949년 설치된 CIA 서울지부에서 근무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었고, 김화지구 전투대대장으로 6·25전쟁에 참전했다. 유엔군사령부 참모장(육군 소장)으로 한국에서 근무하던 1977년 5월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5년 이내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겠다는 카터 대통령의 계획은 곧 전쟁의 길로 유도하는 오판”이라며 카터 대통령과 정면으로 맞섰다가 군복을 벗어야 했다.

그는 이후 한 한국인 인사가 “당시 주한미군 철수 계획에 반대하지 않았다면 별 몇 개를 더 달 수 있었을 텐데”라고 아쉬워하자 “내 별 몇 개를 수백만 명의 목숨과 바꿨다고 생각하면 그보다 더 보람 있는 일이 어디에 있겠는가”라고 말한 일화는 널리 알려져 있다. 싱글러브 장군은 지난 1월 미국 테네시주 자택에서 향년 10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지난달 열린 그의 미국 알링턴 국립묘지 안장식에선 윤석열 대통령과 이종섭 국방부 장관 등 한국군 수뇌부가 조전을 보내 한미 동맹을 지킨 장군의 죽음을 애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