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하이마스’ 다연장로켓 4문 우크라이나에 도착

40여㎞ 밖 축구장 6개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는 미 ‘하이마스’(HIMARS·고기동 대구경 다연장 로켓시스템) 로켓이 최근 우크라이나에 도착했다. 하이마스는 러시아군 주력 다연장로켓(122㎜ 로켓)보다 사거리가 길고 미사일처럼 정확히 목표물을 때릴 수 있는 고위력 유도로켓을 탑재하고 있어 우크라이나 군 타격력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무기 중 가장 강력한 위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은 지난 23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HIMARS가 우크라이나에 도착했다”며 “나의 동료와 내 친구 오스틴 로이드 미국 국방부 장관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러시아 침략자들에게 이번 여름은 아주 뜨거울 것이며, 그들 중 일부에게는 마지막 여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하이마스(HIMARS) 다연장로켓에서 발사된 유도 로켓이 100km 떨어진 표적에 미사일처럼 정확히 명중하고 있다. /미 육군 영상 캡처

◇ C-130 등 수송기로 전세계 분쟁지역 신속투입 가능

앞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이달 초 4문의 하이마스를 비롯, Mi-17 헬기와 대(對)포병 레이더,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 전술차량, 탄약·포탄 등 총 7억달러(약 8700억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하이마스는 영화 ‘강철비’로 널리 알려진 MLRS(대구경 다연장 로켓)를 경량화한 다련장 로켓이다. 무한궤도형 차체를 사용하는 MLRS와 달리 하이마스는 미군의 FMTV 5t 트럭을 차체로 사용한다.

MLRS처럼 227㎜ 다연장로켓을 탑재했지만 발사관은 MLRS(12개)의 절반인 6개다. 작고 가벼워 미군의 C-5·C-17 대형수송기는 물론 대표적 전술 수송기인 C-130 에도 탑재가 가능해 전세계 어느 지역이든 신속하게 투입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미군은 이달 초 필리핀 팔라우섬에서 미 해병대 하이마스 신속 전개 및 실사격 훈련을 실시했다. 공개된 영상에서 미 C-130 수송기가 비포장 활주로에 착륙 직후 하이마스 1문을 하차시킨 뒤 하이마스에서 신속하게 다연장 로켓들을 발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 유도로켓으로 70~100km 표적 족집게 타격 가능

하이마스의 227㎜ 다연장로켓 1발은 축구장 1개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류탄과 비슷한 위력을 갖는 자탄(子彈)이 518~644개나 들어있기 때문이다. 하이마스 1문으로 축구장 6개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때 최대 사정거리는 32~45km다. 로켓 외에 최대 사거리 165~300㎞인 에이태킴스 미사일 1발도 탑재할 수 있다. 에이태킴스는 1발로 축구장 3~4개 면적을 파괴할 수 있다.

미사일에 못지 않은 정확도를 가진 유도로켓을 발사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미군은 유도로켓들이 70~100㎞ 떨어진 표적들을 족집게 타격하는 영상들도 잇따라 공개했다. 유도로켓은 비유도로켓에 위해 사거리와 정확도는 대폭 향상됐지만 위력은 다소 약화됐다. 하이마스 차량은 길이 7m, 폭 3.3m로 최대 속력은 시속 85㎞다.

미군 하이마스(HIMARS) 다연장로켓에서 227mm 로켓이 발사되고 있다. 하미마스 1문에는 로켓 6발이 탑재되며 수송기에 실려 전세계 어디든 신속하게 배치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연합뉴스

◇ 하이마스, 2017년 북핵 위기 고조 때 한반도에도 출동

하이마스는 중국 및 북한 견제 훈련에도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지난해 8월 호주 북부 퀸즈랜드에서 실시된 다국적 훈련 ‘탤리스먼 세이버(Talisman Sabre) 21′에 참가한 미 해병대 하이마스 포대가 유도로켓 10여발을 집중 사격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탤리스먼 세이버’는 미·호주 주도로 실시되는 ‘중국 견제’ 성격의 다국적 연례 훈련이다. 지난해 훈련은 7월 미국과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한국, 일본 등에서 1만 7000여 명의 병력이 참가한 가운데 실시됐으며, 우리나라도 처음으로 참가했다.

하이마스는 2018년 이전 우리나라에도 여러 차례 출동했었다. 북한 핵·미사일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2017년9월 C-17 수송기가 2문의 하이마스를 탑재하고 미 본토를 이륙, 군산 공군기지에 착륙했다. 수송기에서 나온 하이마스는 곧바로 충남 보령 사격장으로 이동, 60여㎞ 떨어진 직도를 향해 여러 발의 유도로켓을 발사했다. 유도로켓들은 직도의 작은 표적에 정확히 명중했다. 유사시 한반도에 신속하게 투입돼 북한군 표적을 정확히 때릴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한 것이다.

◇ 대함탄도미사일 탑재해 중국 견제 역할도

하이마스는 중국을 겨냥한 미 육군의 새로운 ‘다영역 작전(MDO:Multi Domain Operation)’ 개념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하이마스는 에이태킴스 미사일을 개량한 신형 ‘프리즘’ 미사일 2발을 탑재할 수 있다. 프리즘은 최대 500㎞ 떨어진 지상 표적은 물론 함정도 타격할 수 있다. 평택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에서 서해상의 중국 항모 전단 등 모든 함정을 타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오키나와와 호주 등으로 접근하는 중국 함대를 원거리에서 공격할 수도 있다. 함정 공격엔 미사일뿐 아니라 유도로켓도 사용될 수 있다. 실제로 2018년7월 환태평양 연합훈련(림팩)에선 미 육군 하이마스가 수십㎞ 떨어진 퇴역 군함을 표적으로 여러 발의 유도로켓을 발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