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31일 국민의힘은 17개 광역단체장 기준 과반(9곳) 이상 승리를 예상했고, 더불어민주당은 호남과 제주 등 4곳만 우위를 점하고 있고 나머지는 혼전 중이라고 진단했다. 양당 모두 전체적인 ‘여당 우위’ 상황을 인정하면서 경합지로 꼽히는 4~6곳의 최종 선택을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양당의 17개 시·도지사 판세분석

국민의힘은 17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9곳+α(알파)’ 승리를 예측하고 있다. 우세하다고 판단한 9곳(서울·부산·대구·인천·울산·강원·충북·경북·경남)뿐만 아니라 접전지로 분류한 대전·세종·경기·충남 등 4곳 중에서 2곳 이상을 가져오겠다는 목표다. 당 안팎에선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17개 시도 중 10곳에서 우위를 점했는데, 이번 지방선거에선 그보다 많은 지역에서 승리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대선에서 윤 대통령이 패배한 곳은 민주당 텃밭 4곳(광주·전남·전북·제주)과 경기·인천·세종 등 7곳이다.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은 4년 전 2018년 지방선거에서 대구·경북 두 곳에서만 승리했다. 궤멸적 패배 이후 다시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은 당초 ‘9곳 승리’를 목표치로 설정했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성 비위 의혹, 86 용퇴론을 둘러싼 지도부 분란, 김포공항 이전 공약 등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최대 11곳 승리’로 목표치를 상향 조정한 것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17개 시도 중에서 8~9곳을 목표했는데 (지금은 그보다) 조금 유리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주당도 전체적으로 열세(劣勢)라고 진단하고 있다. 호남 3곳(광주·전남·전북)과 제주를 제외하면 확실히 앞선다고 분류하는 지역이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경기·대전·세종·충남·강원·인천 등 6곳을 경합지로 보고 있는데, 이 지역들 중 절반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자체 분석을 하고 있다. 김민석 선대위 공동총괄본부장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네 군데를 확실히 이기고, 추가로 5~6곳을 이기면 굉장한 선방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부터 (승리 지역이) 6~7개 넘어가면 굉장한 선전이라고 설정했다”면서, 현재는 “초경합 혼전” “아주 빡빡한 경합”이라고 평가했다.

양당의 자체 판세 분석은 강원과 인천을 제외하면 일치했다. 국민의힘은 두 곳 모두 우세라고 주장하는 반면, 민주당은 막판 뒤집기가 가능한 경합지로 분류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방선거는 결국 인물론에 움직인다”며 “충남·대전·강원 등 민주당 후보의 경쟁력이 압도하는 지역은 투표함을 열어봐야 아는 초접전 상황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대선 주자급 후보들을 살려달라며 읍소 전략을 폈다. 김민석 본부장은 “이광재(강원), 양승조(충남), 김동연(경기) 등이 당선되면 유능한 단체장이자 강력한 차기 주자가 될 것”이라며 “최소한 우리 지역의 차세대 인물들은 살려달라. 그것이 민주주의이고 균형이고 지역 살리기”라고 했다.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도 “민주당의 유능한 후보들을 일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혼전 양상인 경기 지역 지원 유세에 당력을 집중했다. 또 민주당에서 제명된 무소속 박완주(충남 천안을) 의원의 성 비위 의혹을 발판 삼아 충청권에서도 총력전에 나섰다. 충청권 대부분이 경합지로 분류되며 최대 승부처로 떠오른 상황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충청 지역은 쉽게 표심을 드러내지 않지만, 민주당 성 비위 사건 등이 이 지역의 바닥 민심에 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인 김기현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나와 “마지막까지 격전이 될 곳이 중부권을 중심으로 많다”며 “(접전지에서) 100표, 200표 차이가 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