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1일 오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영접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환영만찬에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김건희 여사 측 제공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김건희 여사를 만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매리드 업(married up)’이라는 표현으로 김 여사를 칭찬하는 등 두 정상 사이에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22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공식 만찬에 앞서 윤 대통령 부부와 인사를 나누는 자리에서 “미국에는 이런 말이 있는데, 윤 대통령과 저는 ‘매리드 업’(married up)한 남자들이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Marry up’은 자신보다 높은 사회 계급의 사람과 결혼했을 때 사용하는 말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보통 남자들이 자신을 낮추면서 부인을 높이는 표현”이라며 “남자보다 훨씬 훌륭한 여성을 만나 결혼했다는 유머러스한 의미”라고 설명했다.

김 여사가 “조만간 다시 뵙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인사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에 오시면 뵙기를 바란다”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김 여사가 박물관을 함께 관람하고 떠난 뒤에도 만찬 자리에서 윤 대통령에게 김 여사 얘기를 꺼내며 “뷰티풀(beautiful‧아름답다)”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환영만찬에 앞서 박물관을 둘러보고 있다. /김건희 여사 측 제공

김 여사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박물관의 여러 작품을 직접 안내할 예정이었으나 한미정상회담이 20분가량 늦게 끝나면서 불발됐다. 김 여사와 두 정상은 경천사지 10층 석탑, 황남대총 북분 출토 금관 등 박물관 소장품 세 점을 함께 둘러보는 데 그쳤다. 바이든 대통령은 김 여사가 전시 기획자로 활동했으며 미국 국립 박물관 등에서 작품을 대여해 마크 로스코 전(展)을 연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는 이날 위아래 흰색 치마 정장을 입고 올림머리를 한 모습으로 바이든 대통령과 만났다. 바이든 대통령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아시아 순방에 동행하지 않았기에 상호주의 외교 원칙에 따라 김 여사도 윤 대통령과 공식 일정을 같이 하지 않았다.

한편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첫 한미정상회담은 1시간49분 동안 순조롭게 진행됐다. 이 중 소인수 회담과 환담 시간이 대폭 늘어나면서 확대 회담과 공동 기자회견이 축소됐다. 전체적으로는 애초 1시30분부터 90분간으로 예정했던 것보다 20분가량 일정이 지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