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초대 내각 인선을 위한 검증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인수위 안팎에서 “여성이 잘 안 보인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윤석열 당선인 측은 당초 “지역·성별 안배 없이 오로지 실력 위주의 인사를 하겠다”고 했지만, 18개 부처 장관 후보군 중 여성이 너무 적다는 지적에 따라 새 인물들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간사단회의가 열리고 있다. /2022.04.05 인수위사진기자단

윤 당선인 공약인 노동 개혁을 진두지휘하고 최저임금·일자리 문제를 풀어야 하는 고용노동부 장관에는 윤희숙(52) 전 국민의힘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윤 전 의원은 컬럼비아대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재작년 3월 저서 ‘정책의 배신’에서 “민노총을 중심으로 한 대기업·정규직 노조와 정치권에 진입한 86세대가 연대해 최저임금, 연금 정책 등을 좌지우지하고 진입로를 열어달라는 청년 요구를 차단했다”고 썼다. 인수위 관계자는 “윤 당선인이 공약한 노동시장 유연화 관련 성과를 내려면 거대 노조와의 일전이 불가피하다”며 “정치력을 입증했고 인지도도 있는 윤 의원에 대한 추천이 여러 경로로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한국노총 간부 출신으로 인수위 사회복지문화분과 간사인 임이자(58) 의원도 한때 거론됐지만, 환경부 장관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알려졌다.

당선인 정책특보인 김현숙(56)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는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기용될 가능성이 있다. 김 교수는 19대 국회의원(비례)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 고용복지수석을 지낸 복지 전문가다. 이번 대선에서 저출생·보육 등 사회복지 분야 정책을 개발했고, 윤 당선인과 수시로 토론을 주고받았다고 알려져 있다.

윤 당선인의 서울대 법대 후배인 나경원(59) 전 의원은 중소벤처기업부·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하마평에 올랐다. 윤 당선인 측 인사는 “중기부가 신생 부처인 만큼 예산과 실권을 확보할 수 있는 정치인 출신 장관이 필요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장관급인 보훈처장에는 윤봉길 의사 손녀인 윤주경(63) 의원이 발탁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보훈에 대한 새 정부의 의지를 보여줄 수 있는 상징적인 인물이고, 비례대표라 여소 야대 정국 속 현역 의원 차출에 따른 부담감도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것이다. 윤 당선인은 지난해 6월 29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윤 의사를 기리기 위해 지어진 서초구 양재동 매헌 기념관을 발표 장소로 골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