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30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대한불교조계종 제15대 종정 추대법회에서 합장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법회 참석에 앞서 불교계 원로들과 가진 차담에서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고 자연으로 돌아가서 잊힌 삶, 자유로운 삶을 살겠다”고 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5년간 월급과 인세 등으로 19억8200만원을 번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세금으로 3억3500만원을 냈고 13억4500만원을 생활비로 지출했다고 청와대가 30일 밝혔다. 한 달 생활비로 2000만원 이상 쓴 셈이다. 청와대가 이례적으로 대통령의 생활비 액수를 공개한 것은 최근 ‘김정숙 여사 옷값’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관저 생활비 일체, 식비 등도 다 개인 비용으로 부담했다”고 했다. 김정숙 여사 옷값에 대해서도 “특별활동비를 한 푼도 쓰지 않았고 전부 사비를 들여 산 것”이라고 했다.

고위 공직자 재산 공개 자료에 따르면, 문 대통령 재산은 21억9100만원(2021년 말 기준)으로 전년 대비 1억1400만원 정도 증가했다. 문 대통령은 2017년 19대 대선을 앞두고 재산으로 18억6400만원을 신고했다. 경남 양산 자택 부지와 건물 등 가족 소유 부동산이 주였다. 2018년 말에는 20억1600만원으로, 급여 등 수입 1억여원이 증가했다. 2019년 말에는 19억4900만원으로, 전년보다 6700만원 줄었다. 모친의 사망으로 해당 명의 재산이 제외됐다. 2020년에는 20억7700만원으로, 전년보다 1억2800만원 늘었다. 사저 부지 매입으로 예금이 크게 줄고 부동산 보유액은 늘었다.

이번 재산 공개를 계기로 청와대는 지난 5년간 문 대통령의 총수입이 19억8200만원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 연봉 5년 치는 12억원 정도이며, 이와 별도로 직책금이 4억원 정도”라고 했다. 이 밖에 ‘문재인의 운명’ ‘문재인이 드립니다’ ‘대한민국이 묻는다’ 등 책 9권의 인세, 펀드 수익 등으로 3억원 정도를 벌어들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재산 공개에서는 문 대통령이 퇴임 후 생활할 경남 양산 사저 건축으로 부동산과 채무에 변화가 있었다. 건물 보유 액수는 총 25억7200만원으로, 토지 가격까지 합치면 총 30억5900만원이 신고됐다. 전년 신고액보다 16억원이 늘었는데, 이는 재산 신고 기준일이 작년 12월 31일이라서 양산 매곡동 옛 사저와 평산마을 새 사저 등 2채가 함께 잡혔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이날 “사저 신축 비용으로는 14억9600만원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 돈은 문 대통령이 금융기관 대출로 3억8900만원, 김 여사가 사인 간 거래로 11억원 등을 빌려 충당했다는 설명이다. 대통령 경호 시설은 국가 예산이 투입되지만, 퇴임 대통령이 생활하는 사저는 자비로 부담해야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여사의 사인 간 채무에 대해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이라며 “이자도 다 지급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매곡동 옛 사저에 대한 매매 계약이 체결됐고, 채무는 현재 모두 갚았다”고 말했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이날 라디오에 잇따라 출연해 “문 대통령 부부는 관저에서 키우는 개 사료비도 직접 부담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가 순방, 외부 행사 등에 입고 나온 옷 170여 벌에 대해 “정부의 어떤 비용으로도 옷값이라든지 사적 비용을 결제한 적이 없다”며 “특별활동비는 한 푼도 쓴 적 없다”고 했다.

퇴임을 한 달여 앞둔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종로구 수송동 조계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고, 자연으로 돌아가서 잊혀진 삶, 자유로운 삶을 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