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0대 대선이 한국정치에 남긴 과제들'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이 패배한 이유로 ‘내로남불’의 정당화를 꼽았다. 윤호중 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1대 총선에서 위성정당을 창당한 것을 놓고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0대 대선이 한국 정치에 남긴 과제들’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동안 소탐대실했던 것들이 국민들이 민주당에 등을 돌리게 했고, 대선 패배까지 안겼다”며 “집권여당이 오만하고 방심하면 언제라도 민심이 떠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은 연동형 선거제도개혁을 무력화하는 위성정당을 만들었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권력형 성범죄를 옹호하기도 했다. 원칙과 약속을 지켜야 할 때 상황논리에 이끌려 국민을 실망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위성정당 창당을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하는 윤 위원장의 인식이 과연 적절한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내로남불을 정당화했던 우리의 모습이 바로 오늘의 패배를 있게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패배의 원인을 제거하지 않고, 환부를 도려내지 않으면, 내일은 내일의 패배가 있을 뿐”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정권교체 여론이 높았다는 이유만으로 대선 패배의 책임을 문재인 대통령에게만 덧씌우는 것은 옳지도, 정당하지도 않다”며 “정책적 실패와 인사 실패에 대한 비판과 책임을 피할 수 없겠으나, 정권교체 여론은 높은데 대통령 국정 지지율도 높았던 특이현상을 어떻게 볼 것인지도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을 왜 우리가 온전히 흡수하지 못했는지 돌이켜 봐야 할 지점”이라고 했다.

그는 “반성과 혁신이 필요한 때이며, ‘졌지만 잘 싸웠다’는 격려와 위로가 자리하는 것을 우리는 용납해도 국민이 용납하지 못할 것”이라며 “당이 새로 단합하는 출발점은 봉합이 아니라 반성과 혁신이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