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열린 방송 3사 합동 초청 2022 대선후보 토론에서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사진 촬영을 마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뉴스1

국내에 체류 중인 중국 국적 가입자에 대한 건강보험 적자 폭이 지난 4년간 3843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기준 중국인들은 1인당 평균 보험료로 97만2621원을 냈고, 급여비로 받아간 것은 100만9885원이었다. 우리나라 건강보험에는 중국인 외에 미국·일본인 등 다양한 외국인이 가입해 있지만 가입자 수 기준 상위 20개 국가 중 건보가 적자를 보고 있는 나라는 중국밖에 없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는 이 문제를 놓고 공방을 벌인 바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인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비례)에게 제출한 ‘가입자 국적별 재정수지’ 자료를 보면, 2017~2020년 중국인 가입자에 대한 건보 적자 합계는 3843억원이었다. 2017년 1108억원이었던 적자 폭은 2018년 1509억원으로 늘었다. 이후 코로나 확산으로 중국인들의 국내 방문이 줄면서 2019년(987억원)과 2020년(104억원)에는 적자 폭이 감소했다.

중국 국적의 가입자 수는 2020년 기준 64만1360명이나 된다. 지난 4년 동안 1조8630억원을 보험료로 냈고, 건보공단이 이들의 치료비 등으로 쓴 급여비는 2조2473억원이었다. 2017년(45만7118명)에 비해 중국인 가입자가 약 18만4000명이 늘었는데, 이는 ‘재중 동포’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국적자의 ‘보험료 대비 급여비’, 즉 낸 돈 대비 받아간 돈 비율은 121%였다. 100%가 넘으면 건보 재정이 그만큼 손해를 봤음을 뜻하는데 가입자 수 기준 2위 국가인 베트남(68.2%), 4위인 미국(42.0%), 12위인 일본(61.8%)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앞서 여야 대통령 후보는 외국인 건보 재정 문제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윤 후보는 지난달 30일 최근 5년간 외국인 건보 급여지급 상위 10명 중 8명이 중국 국적자인 점을 들어 “국민이 잘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는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가장 많은 혜택을 누린 중국인은 약 33억원의 건보 급여를 받았으나 약 10%만 부담했다”고도 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외국인 혐오 조장으로 득표하는 극우 포퓰리즘은 나라와 국민에 유해하다”며 “나치의 말로를 보라”고 했다. 여당은 2017년 2478억원이었던 외국인 건보 흑자 규모가 2020년 5715억원을 증가한 점을 들어 윤 후보와 야당 주장을 ‘가짜 뉴스’라 규정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애초에 보험료를 내는 외국인이 아니라 피부양자를 10명씩 등록하고 ‘원정 의료’ 하러 오는 일부 중국인의 제도 악용을 지적한 것”이라며 “외국인 혐오 조장은 말도 안 되는 비판”이라고 했다.